비트코인 가격이 한 달 넘게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를 전략 비축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락세가 이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5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입장부터 “닷컴 버블같이 폭락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여전히 전망이 엇갈린다.
8일 세계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만6845달러 수준이다. 지난달 4일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더리움도 현지 2149달러로 한 달 전보다 19% 하락했고, 솔라나(-29%), 도지코인(-23%)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하락 폭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연방 정부가 범죄 및 민사 몰수 절차로 확보한 비트코인 약 20만개를 전략적 비축금으로 전환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7일에는 백악관에서 가상 화폐 정상회담(크립토 서밋)을 열어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회담에는 코인베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 등 가상 화폐 업계 주요 인사들도 참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부터 미국은 모든 코인 투자자가 알고 있는 규칙에 따를 것”이라며 “절대로 비트코인을 팔지 마라(Never sell Bitcoin)”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는 미국을 전 세계의 비트코인 강국이자 지구의 가상 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역사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트코인 가격 전망은 극과 극이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 제프 켄드릭은 “트럼프의 정책이 비트코인에 장기적 안정성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며 “2028년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50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수석 상품 전략가 마이크 맥글론은 “비트코인이 과거 2000년대 나스닥이 닷컴 버블로 80% 폭락한 것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도달한 후 2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