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추론형 인공지능(AI)과 일반 AI를 합친 통합형 AI 모델을 내놓고 글로벌 기업들과 본격 경쟁에 나서겠다.”
최근 국내 첫 추론형 AI를 선보인 LG AI연구원의 배경훈 원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고 있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행사(GTC 2025)에 참석해 “빅테크의 대형 모델을 완전히 넘을 수는 없지만, 글로벌 경쟁력은 검증됐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추론형 모델은 사람처럼 논리적이고 단계적인 사고 과정을 거쳐 답을 내놓는 AI 모델로 최근 빅테크의 경쟁이 치열하다. LG AI연구원은 중국의 저비용·고성능 AI ‘딥시크’ 매개변수(학습·추론을 할 때 데이터를 서로 연결해 주는 단위)의 5% 규모인 작은 AI 모델 ‘엑사원 딥’으로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
배 원장은 “그는 “아직 엑사원 딥이 모든 면에서 딥시크의 ‘R1’ 모델을 능가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H100(엔비디아의 구형 모델 제품) 512장으로 AI를 훈련시켰는데, H200(신형) 2000장 정도가 더 있다면 정말 R1을 뛰어넘는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엑사원’을 한국의 대표 ‘소버린(주권) AI’로 키우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LG AI연구원은 AI 모델 개발 시간도 대폭 줄였다. 실제로 엑사원 3.0 이후 3.5 모델을 개발하는 데 4개월이 걸렸지만, 이번 추론 모델을 내놓기까지는 42일이 소요됐다. 배 원장은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 데이터가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는지 평가하는 플랫폼을 내부적으로 구축했는데 이 덕분에 AI 훈련 속도가 아주 빨라졌다”며 “하반기에는 이를 넘어 AI가 스스로 모델을 업데이트하는 기술까지 완성할 계획이고, 경제성 있는 AI 모델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배 원장은 엑사원을 챗GPT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AI 모델 서비스로 키울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는 “LG 계열사를 주요 고객으로 하고, 바이오·소재 분야에서 제약회사 등 해외 기업 10여 곳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