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기술 패권을 좌우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의 투자는 가공할 만하다. 미국은 지난 1월 트럼프 취임 직후 오픈AI와 일본 소프트뱅크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건설에 총 5000억달러(약 734조원)를 투입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중국은 자국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이를 넘어서는 AI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국영 인프라 운영사, 민간 기업, 지방 정부를 모두 합치면, AI에 대한 중국의 총투자 규모가 ‘스타게이트’와 맞먹거나 오히려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중국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인프라에 3800억위안(약 76조9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고성능의 AI 추론 모델을 내놓는 등 오픈AI에 맞서는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중국 텐센트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매출의 약 10%를 AI 인프라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텐센트는 “몇 달 전부터 AI 팀을 재편해 빠른 제품 혁신과 심층적 모델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며 “AI 관련 자본 지출과 AI 기반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R&D)도 늘렸다”고 했다. 텐센트는 최근 텍스트를 3D(입체) 그래픽으로 바꿀 수 있는 AI 모델 훈위안3D-2.0을 출시했다. 특히 텐센트는 AI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루웨이빙 회장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전체 R&D 지출의 25%인 70억~80억위안(약 1조4000억~1조6000억원)을 AI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전기차, 스마트폰, 스마트홈 기기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 아너도 5년간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빅테크 외에도 중국 국영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은 올해 컴퓨팅 성능에 대한 자본 지출 예산을 28% 늘렸다. 차이나유니콤은 중국 3대 국영 통신사 중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