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일 노태문 MX(모바일) 사업부장(사장)을 DX(완제품) 부문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하는 등 일부 사장단 인사를 했다. 지난달 25일 한종희 부회장의 별세로 인한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사다.

스마트폰·노트북 사업을 담당해 온 노 사장은 DX 부문장, MX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 세 자리를 겸임하며 가전·TV 등 반도체를 제외한 전체 제품을 총괄하게 된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지는 않아 당분간 삼성전자는 전영현 DS(반도체) 부문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또 이날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마우로 포르치니(49)를 디자인 총괄 사장으로 영입했다.

노태문 신임 삼성전자 DX사업부문장.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총괄하는 MX 부문에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를 신설했다. 신임 COO로는 최원준(55)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운영팀장(사장)이 선임됐다. 최 사장은 퀄컴 출신으로 2016년 삼성전자 입사 후 MX사업부 핵심 보직을 역임하며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해 온 스마트폰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지난 3월 갤럭시 AI폰 흥행 공로를 인정받아 ‘원포인트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왼쪽부터 최원준 삼성전자 DX부분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개발실장 겸 글로벌 운영팀장, 김철기 DX부문 DA사업부장, 마우로 포르치니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삼성전자

DA(가전) 사업부장은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김철기(57) 부사장이 보직 이동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자동차에 입사해 부품 기술 및 품질 업무 등을 담당했다. 이후 스마트폰, 가전, TV 사업 영업을 맡으며 기술과 영업 분야를 두루 거쳤다. 모바일 영업을 담당하던 김 부사장을 가전 사업에 전진 배치해 가전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이 이동한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자리에는 조성혁(55) 유럽총괄 부사장이 선임됐다. 조 부사장은 스마트폰과 TV 영업뿐 아니라 중동·유럽 총괄 등 해외 경험이 풍부하다.

삼성전자는 “노태문 사장에게 DX 부문장 직무대행을 맡겨 조기에 조직 안정화를 도모하고, DA사업부장에는 영업 마케팅 전문가를 선임해 사업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품 디자인을 이끌게 된 포르치니는 삼성전자의 첫 외국인 디자인 총괄이다. 포르치니 사장은 이탈리아 밀라노공과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 학·석사를 딴 뒤 필립스에서 제품 디자이너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3M과 펩시코(펩시콜라 등 음료 기업)에서 최고디자인책임자를 역임하며 디자인 업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그는 스마트폰과 가전, TV 등의 디자인을 총괄한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 메시지를 통해 “특급 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모셔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