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한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미국 주요 기술주가 9일 폭등 마감했다. 앞서 이들 기업은 관세에 따른 제품 생산단가 상승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었는데, 관세가 유예되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의 주요 피해 기업으로 꼽혔던 애플은 이날 전날 대비 15.33% 폭등한 198.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998년 1월 회사를 떠났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다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로 하며 하루만에 22% 상승한 이후 가장 높은 일일 상승폭으로 꼽힌다. 이날 주가 폭등으로 애플은 관세에 따른 주가 하락분의 상당부분을 회복하게 됐다. 시가 총액 역시 2조 9879억 달러로 불어났다. 하루만에 삼성전자 시총(2392억 달러)의 1.6배인 3970억 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던 ‘시가총액 1위 기업’ 자리도 하루 만에 되찾았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생산단가 상승 위기에 놓였던 테슬라는 전날 대비 22.69% 상승한 272.2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이날 주요 대형 기술주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이었다. 테슬라의 시총은 하루만에 1620억 달러 늘어나 8750억 달러를 기록하게 됐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18.72% 급등한 114.33달러에 마감했고, 시총은 하루만에 4400억 달러 늘어났다. 아마존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의 주가도 각각 11.98%, 9.88%, 14.76% 급등 마감했다.
이른마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이들 테크주의 시총은 이날 하루만에 1조 8600억 달러(약 2700조원) 증가했다.
한편 이날 관세 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하락했던 반도체주도 상승했따. 브로드컴은 18.66%, 대만 TSMC는 12.29%, 퀄컴과 AMD도 각각 15.19%, 23.82%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