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H20 인공지능(AI) 가속기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 계획을 철회했다.

올해 초 중국 지사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춤을 추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웨이보

9일 미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이같은 조치는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이후 이뤄졌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에 대한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H20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통제 규정 내에서 중국에 합법적으로 판매 가능한 최고 성능의 AI 가속기다. 최신 블랙웰 칩보다는 성능이 낮지만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탑재돼 일부 성능 개선이 이루어진 제품이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H20 역시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었으며, 이번 주 중 규제 시행이 예고돼 있었다.

그러나 H20은 최종적으로 규제 리스트에서 제외됐다. 이는 H20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핵심 칩 중 하나로 알려진 이후, 엔비디아가 정치권과 긴밀히 협의해 온 결과로 분석된다.

한편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기술 대기업들이 1~3월 사이 H20을 약 160억 달러(23조5000억원) 규모로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물량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