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샬레 다쏘시스템 회장

“모든 것을 버추얼 트윈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면, 이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AI) 버추얼 트윈 기업 다쏘시스템의 버나드 샬레(68)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제 버추얼 트윈은 물리적인 것뿐 아니라 이를 통한 사용자 경험까지도 구현할 수 있도록 확장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95년 다쏘시스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샬레 회장은 3D 설계 프로그램을 만들던 다쏘시스템을 버추얼 트윈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핵심 인물이다.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은 현실을 가상세계에 옮기는 ‘디지털 트윈’을 넘어 중력·기압·가속도 등 현실 공간의 물리법칙까지 구현할 수 있다.

샬레 회장은 버추얼 트윈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직도 자신이 생산하는 제품, 재료, 생산 시스템, 공급망 등을 위해 각기 다른 버추얼 트윈을 만들고 있지만 이것들을 하나의 버추얼 트윈으로 연결한다면 종합적인 이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버추얼 트윈을 하나로 모아 통합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AI에서 시작된다. 다쏘시스템은 올해 7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 ‘아우라(AURA)’를 정식 출시한다. 아우라는 제품 설계와 제조 과정에서 활용되는 AI로, 기존의 챗GPT와 같은 일반적인 생성형 AI와 달리 다쏘시스템의 전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자연어로 ‘자전거를 설계해줘’라고 명령하면 자전거를 3D 모델로 만들어주는 식이다. 어떤 재료가 더 무겁고 단단한지부터 사람의 심장 모양에 따라 혈류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는지까지, 현실을 구성하는 모든 데이터를 갖추고 있다. 다쏘시스템은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세상을 표현할 수 있게 만들어 흩어져 있던 버추얼 트윈을 하나로 모은다는 전략이다.

샬레 회장은 버추얼 트윈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3D 유니버스’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버추얼 트윈과 AI, 클라우드, 센서컴퓨터 등 기술을 통해 가상(Virtual)과 현실(Reality)이 서로 구분 없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곳에 있는 엔지니어가 버추얼 트윈을 통해 아이디어 기획부터 설계, 실현까지 전 과정을 할 수 있고, 버추얼 트윈에서 시뮬레이션을 하면 관련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바뀌면서 현실에 반영되는 식이다. 이를 위해 애플의 비전프로 등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2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버추얼 트윈 개념이 단순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점점 더 많은 실시간 데이터가 수집되면서 향후 20년 동안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