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가 올 1분기에 시장 전망을 밑도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내달부터 정부효율부(DOGE)에 쓰는 시간을 대폭 줄이겠다고 했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권력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실적 타격까지 겹치자 정치 활동을 줄이고 회사 경영에 힘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2일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실적 발표 전화회의에서 “DOGE를 운영하는 시간을 5월부터 크게 줄이겠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원하시는 한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 DOGE에 쓸 것”이라며 “계속해서 DOGE를 통해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테슬라는 올 1분기에 193억 4000만 달러(약 27조 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평균 예상치였던 211억 1000만 달러를 밑돌고, 전년 동기 대비 9%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억 900만 달러(약 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크게 하락했다.

실적에 타격을 준 것은 테슬라의 핵심인 자동차 매출이었다. 자동차 판매 사업 부문 매출은 139억 6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떨어졌다. 앞서 테슬라는 1분기 인도량이 33만 6681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 떨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에너지 부문과 서비스·기타 매출은 전년비 각각 67%, 15%씩 증가했다. 테슬라는 이날 향후 사업 전망으로 “급변하는 무역 정책으로 자동차와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역학과 변화하는 정치적 분위기는 단기적으로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내내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인 머스크를 반대하는 시위 등에 고초를 겪었다. 테슬라 매장이 습격을 받거나, 테슬라 차량 및 충전소에 방화를 하는 사건도 잇따라 일어났다. 머스크에 대한 반감으로 테슬라 차량을 싼 값에 매각하는 차주들도 늘어났었다.

머스크는 이날 “밖에 있는 시위들은 매우 조직적”이라며 “낭비적인 후원금을 받았거나, 사기성 돈은 받아서 시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는 머스크가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발언 및 미중 무역 전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시간외 거래에서 5.61% 크게 반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