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소유주는 새 차값의 두 배를 유지 비용으로 씁니다. 카닥은 이 기간의 소비를 책임지는 기업이 되려고 합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카닥 본사에서 만난 이준노(45) 대표는 자신의 사업 분야인 자동차 애프터마켓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카닥은 유안타인베스트먼트에서 15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투자금으로 한국쓰리엠, 한국콜마 등과 함께 왁스, 워셔액 등 차량 관리 용품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입차 동호회장이 창업한 차 수리 중개앱

카닥은 자동차 외장수리 중개앱이다. 2012년 이준노 대표가 다음(현 카카오) 팀장 시절 사내벤처로 출발했다. 그는 독일차 폴크스바겐 한국 동호회 운영자이기도 하다. 그는 “동호회 내에서 공식 AS 센터는 비싸고 오래 걸리고, 사설 수리 업체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있었다”며 “온라인으로 수리 견적을 쉽고 빠르게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은 전형적인 레몬마켓(소비자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판매자에게 속아 물건을 살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차주는 엔진오일을 교체하고 싶어도 카센터마다 제시하는 가격이 달라 불안해한다”고 했다. 카닥은 온라인 견적을 통해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로 했다.

자동차 외장 수리 중개앱 카닥의 이준노 대표는 지난달 23일 본지와 만나 “최근 투자받은 150억원으로 자동차 관리용품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카닥은 일단 온라인에 친숙한 카센터부터 끌어들였다. 공동 창업자인 한현철 이사는 “포털과 블로그를 통해 마케팅을 하는 카센터들과 먼저 제휴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했다. 현재 카닥 협력업체는 2200곳에 이른다.

카닥 앱 이용자는 손상된 차 부위 사진과 함께 수리 견적을 접수하면 된다. 이용자 근처 카센터가 견적을 보내오면, 선택해 수리를 맡기는 식이다. 앱으로 접수되는 수리 요청과 견적은 카닥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 누적 견적 수만 116만건에 달한다. 카센터를 가지 않고, 정비사와 흥정 없이 견적을 받아볼 수 있게 되자 젊은 운전자들이 반응했다. 3040세대 이용자 비율이 80%에 달한다. 여성 고객 비율도 14.8%다. 카닥은 창업 7년 만에 누적 앱 설치 수 220만, 거래액 12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매출은 210억원이다.

카닥의 사업 분야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자동차 수리를 중개(플랫폼)하고, 엔진오일·왁스 등 차량 용품도 판다(커머스). 그리고 주유소와 직영 수리센터(오프라인)도 운영한다. 이준노 대표는 “카닥 브랜드를 단 직영 카센터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카닥은 이달 중으로 경기도 용인에 종합 정비 공장인 ‘카닥 테크센터’를 선보일 계획이다. 성남에는 이마트와 협력해 ‘카닥 타이어&오일센터’를 준비 중에 있다.

◇”카닥은 차량 공유보다 소유에 집중하는 회사”

카카오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카닥은 2014년 독립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카카오 품으로 돌아갔다. 카카오의 투자전문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이 지분 53.7%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된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모빌리티사업을 의욕적으로 시작한 카카오와 시너지가 많이 날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카카오와 카닥의 길은 달랐다. 이 대표는 “카카오는 차량 소유가 아닌 공유를 목표로 하는 회사고 우리는 차량 소유주를 위한 회사”라고 했다.

이후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두 번에 걸쳐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지난 6월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케이스톤의 지분 38%를 포함해 경영권까지 총 500억원에 카닥을 인수했다. 그는 “유안타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플랫폼분야에서 카닥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고 했다.

※ ‘100억 클럽‘은 최근 1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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