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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다. 세단과 SUV는 이미 전기차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이와 달리 순수 전기 동력으로만 달리는 스포츠카는 시범적으로 시장에 나온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양산된 적이 없다. 차체가 작고 가벼운 스포츠카에는 사이즈가 작은 배터리가 장착돼야 하는데, 그러면 스포츠카 특유의 높은 출력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스포츠카 애호가들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전기 스포츠카가 개발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경량 스포츠카 제작으로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는 영국 로터스의 댄 발머 로터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는 서울에서 WEEKLY BIZ와 만나 “2026년 정도면 진정한 의미의 전기 스포츠카들이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3~5년 사이 배터리 효율에 있어서 비약적으로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발머 대표는 “전기차는 내연기관 스포츠카와 달리 터보랙(가속 시 차량 반응의 일시적인 지연) 없이 밟는 대로 즉시 힘을 낼 수 있다”며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고객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로터스는 경쾌한 핸들링을 무기로 삼는 ‘순수 경량 스포츠카’로서 정체성을 키우며 F1(포뮬러 원)에서 여러 차례 우승해 왔다. 로터스는 2026년에 전기 스포츠카를 내놓을 예정인데, 그러면 현재 판매 중인 ‘에미라’가 마지막 내연기관 스포츠카가 될 예정이다. 발머 대표는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전기 스포츠카들은 순수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라며 “엔진과 모터를 모두 장착한 무거운 차량은 일반적인 스포츠카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발머 대표는 로버 그룹에서 차체 설계 엔지니어로 출발해 BMW, 롤스로이스, 애스턴마틴에서도 근무했다. 그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로터스의 차량 경량화 기술은 정말 뛰어난 수준”이라며 “전기차도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야 전기를 아낄 수 있는 만큼 로터스는 진짜 ‘친환경차’를 만들 수 있는 회사”라고 했다. 발머 대표는 로터스가 창사 80주년이 되는 2028년에 완전한 전기차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로터스는 전기차로 승부를 보기 위해 먼저 지난해 첫 전기 SUV인 엘레트라를 내놨다. 엘레트라는 앞뒤 길이(전장) 5103㎜에, 가로 폭이 2019㎜에 달하는 대형 SUV다. 한 번 충전해 600㎞를 달릴 수 있다. 로터스는 가벼운 스포츠카를 만들어온 노하우를 활용해 엘레트라 차체를 가볍게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발머 대표는 “(엘레트라의) 공차 중량은 2490㎏으로 경쟁사 SUV에 비해 가벼운 편”이라며 “가벼운 소재를 쓰면서 불필요한 부분은 최대한 생략하는 차량 디자인을 통해 차량의 무게를 줄였다”고 했다. 그는 “엘레트라는 SUV지만 로터스 스포츠카처럼 바닥에 붙어서 가는 듯한 안정적인 승차감이 장점”이라며 “머리(차량의 윗부분)가 무거운 다른 차와는 차별화된 승차감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로터스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과 협력해 엘레트라를 국내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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