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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조카가 “삼촌, 대학교에 가면 어떤 전공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개인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게 최고”라고 답했지만, 도움이 되는 듯 되지 않는 답변에 내심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던 중 최근 흥미로운 논문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스톡홀름대 애덤 알트메이드 연구원 등 세 명의 공동 연구다. 이 연구에 따르면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하면 주식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투자 수익률도 경영·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학 동기들에 비해 연평균 약 2%포인트 높아져 결국 더 큰 부를 축적하게 된다고 한다. 매년 미국에서는 전 세계 최고의 재무경제학자가 참가하는 전미재무학회(AFA)가 열리는데, 이 논문은 올해 1월 학회에서 발표됐다.
특히 이 연구는 경영·경제학 전공 선택과 부의 축적의 상관관계를 넘어 인과관계를 규명했다는 점이 특징이자, 성과이다. 보통 이러한 결과가 발표되면, “원래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의 자녀들이 경영·경제학 전공을 선택해 더 많은 부를 창출한 것” 혹은 “투자에 관심이 많던 학생들이 경영·경제학과에 진학해 투자 성과가 더 좋은 것”이란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즉, 전공 교육 자체가 부를 일구는 데 미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논문은 그러한 차이를 모두 통제한 후에도 전공 선택 자체가 자산 축적 과정에 실질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영학이나 경제학 전공을 하게 되면 필수적으로 접하게 되는 개념이 있다. 바로 분산 투자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뜻이며,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투자 원칙이다. 위 논문에 따르면 경영·경제학 전공 졸업자들은 타 전공자에 비해 적절히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최소 한 학기 이상 교수들에게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한두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것을 거의 ‘죄악시’할 정도로 투자 원칙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해당 전공자들은 경제 관련 정보를 더 잘 찾고 소화해 변동성이 심한 시장이나 하락장에서도 다른 전공자 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한다고 한다.
2023년 리뷰오브파이낸셜스터디스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대학에서 경영·경제학을 교육받는 것은 개인이 채무 불이행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투자가 누구에게는 주식만을 의미하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채권, 사모 투자 등 다양한 선택지의 조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챗GPT와 같은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통적 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같은 정보라도 사람마다 어떻게 찾고, 소화하며,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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