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위치한 알구브라 담수화 공장 전경//오만 알구브라 파워·담수화 공장 전경

세계적인 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물 처리 기술을 갖춘 산업이 뜨고 있다. 물 부족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물 관련 산업으로는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정수 설비부터, 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거나 나르는 설비, 바닷물을 담수로 만드는 해수 담수화 기술 등이 있다. 이 시장은 미국에서만 2023년 740억달러(약 108조6000억원)에서 2028년 109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적으론 2032년까지 6170억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시장에도 일부 반영되고 있다. 물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를 받아줄 수 있는 펀드가 늘어나는 게 대표적 사례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물 관련 펀드는 2020년 137개 580억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184개 940억달러로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물 부족 연관 기술 중에서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냉각수를 아끼기 위한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물 대신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유(油)를 쓰는 액침 냉각 방식이 대표적인데 SK가 최근 ‘CES 2025’에서 이 기술을 선보였다. LG전자도 찬 바람으로 데이터센터를 식히는 ‘칠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은 특히 해수 담수화 분야에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모건스탠리는 해수 담수화 시장 규모만 2032년 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수 담수화 기술은 증발시킨 바닷물의 수증기를 식혀서 만드는 ‘증발식’이 주로 쓰였지만 최근엔 삼투압 현상을 이용하는 ‘역(逆)삼투압식’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한국 기업들은 두 기술 모두 세계 최상위권의 노하우를 갖춘 상태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이 분야 세계 시장 1위를 달린다. 1978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중동·중남미 지역에서 30개 이상의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해수 담수화 시장은 최근 들어 일부 중국 건설사가 저가 수주 전략으로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미 검증된 기술력이 있는 만큼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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