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순서대로 안데르스 샌드버그 스톡홀름 미래학연구소선임연구원, 나카우치 히로미쓰 스탠퍼드대 교수, 스티븐 어스태드 앨라배마대 교수,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사진=각 기관 제공

손상된 장기를 완벽한 ‘새것’으로 갈 수 있다면 하시겠습니까. 장기 기증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에겐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을 겁니다.

유전학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나카우치 히로미쓰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는 ‘보디오이드(Bodyoid)’가 있다면 이렇게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올 법한 일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다고 합니다. 보디오이드란 유전자 조작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감각과 의식이 없는 ‘여분의 인체’입니다. 지난달 나카우치 교수 등이 세계적 테크 잡지 MIT(매사추세츠공대) 테크놀로지리뷰에서 처음 필요성을 제기했죠. 나카우치 교수는 “보디오이드로 임상 실험을 해 신약을 개발하고,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상태가 완벽한 장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카우치 히로미쓰 스탠퍼드대 교수/스탠퍼드대

보디오이드는 쉽게 말해 ‘뇌가 없는 인체 모양의 유기체’입니다. 거부감이 드는 건 사실이죠. 누군가는 보디오이드의 존재부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할 겁니다. 하지만 2023년 국내 장기 이식 대기자는 5만1876명(보건복지부 통계)입니다. 같은 해 2907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다 숨졌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만 하루 8명이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셈입니다. “조심스럽지만 이제는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나카우치 교수의 말을 마냥 외면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채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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