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론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전 세계 교역과 주식 시장을 강타할 것이고 올해 미국의 증시 조정은 다가올 더 큰 하락의 신호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런 공포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고 실제보다 훨씬 과장돼 있다. 지나친 공포는 언제나 강세장을 예고한다.

미국인들은 글로벌 수출 기업들이 관세를 소비자에게 전가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멈춰 소비와 국내총생산(GDP)까지 줄어들 것을 우려한다. 그런데 미국 밖에선 기업들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관세를 전가하지 못해 수출과 수익이 줄 것이라 걱정한다. 실제로 한국 수출 기업들도 자국 통상 당국에 미국 관세에서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가 좋다는 건 아니다. 관세는 통상 마찰을 야기하고 승자와 패자를 나누며, 수요를 비효율적으로 왜곡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에도 관세에 대한 비슷한 공포가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021년까지 급등하지 않았고, 그 원인도 관세가 아니라 봉쇄 조치, 비정상적 통화 정책, 공급망의 혼란 등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어땠을까. 관세 시행 전인 2017년 미국 GDP는 2.5% 성장했고, 이후에도 2018년 3.0%, 2019년 2.6%를 기록하며 일반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글로벌 GDP 역시 2017년 3.5%, 2018년 3.3%, 2019년 2.7% 성장하며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관세가 미친 전체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보편적이지 않은 관세는 우회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 관세청은 외국산 제품을 국산으로 속여 관세를 피하려는 기업들을 단속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우회 경로는 항상 등장했다. 자본주의는 정부보다 한발 앞선다.

트럼프의 주요 교역국에 매긴 상호 관세율은 예상보다 높았다. 하지만 많은 부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관세를 담당하는 미국 기관은 곧 직면하게 될 상황을 처리할 역량이 없다. 또한 이 관세들이 얼마나 지속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트럼프는 관세 위협을 협상의 지렛대로 자주 사용해 왔고 201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때도 그랬다. 새로운 협정이 체결되면 많은 관세가 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국가와의 협상 또한 사실상 확실해 보인다.

관세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고, 지나친 공포는 언제나 강세장의 원동력이 된다. 올해 코스피를 포함해 미국 외의 주식 시장들이 거의 모두 미국보다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일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발표한 뒤 24시간 동안에도 거의 동일한 추세였다. 관세 공포가 잦아들면 2025년 글로벌 증시는 더 높이 상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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