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준

[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왼손 불펜 투수 고효준(42)이 불혹이 넘은 나이에 새 출발을 알렸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손을 잡은 그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각오다.

두산은 지난 17일 “고효준과 총액 1억원(연봉 8000만원·인센티브 2000만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2002년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고효준은 KBO리그 통산 601경기에 등판해 47승 54패 4세이브 56홀드 평균자책점 5.27의 성적을 냈다.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지난해에는 26경기에서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8.18을 기록했고, 시즌이 끝난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후 꾸준히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몸을 만들어온 고효준은 두산의 제안을 받아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입단 테스트를 진행했다.

고효준은 테스트에서 직구 최고 시속 147㎞를 기록했고, 수직 무브먼트 등 트래킹 데이터는 지난해보다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합격점을 받은 고효준은 육성 선수 신분으로 두산과 계약해 6개월 만에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고효준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준비를 잘해왔는데, 두산이 마지막 기회를 주셨다.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몸 상태에 대해서는 “방출된 후 하루만 쉬고 매일 훈련했다. 해외로 나가서 훈련도 했고, 아카데미에서 공도 던지고 몸을 만들었다”며 “지금 컨디션이 좋고, 70~80% 정도다. 연습경기를 치를 수 있는 몸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구 최고 구속이 147㎞가 나왔는데, 100% 컨디션이 되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성 선수로 사인한 고효준은 5월1일부터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다. 이번 달에는 2군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고효준은 “경기 감각을 익히고 변화구를 다듬어서 100% 컨디션을 만들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영입 당시 “고효준은 불펜에서 쓰임새가 많다. 또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서 젊은 선수들이 많은 불펜에서 멘토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기대했다.

이에 고효준은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다. 준비를 잘했고, 몸 상태도 좋아서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출격을 준비하는 고효준은 올해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팀 우승만 바라보고 있다.

그는 KBO리그에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기에 챔피언에 오른 벅찬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안다. 2017년 KIA 타이거즈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고효준은 2022년 SSG 유니폼을 입고 다시 정상에 등극했다.

고효준은 “목표는 오직 팀 우승뿐이다. 우승을 경험해 봤지만 아직 배가 고프다”라며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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