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배우 정수빈이 ‘트롤리’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무실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한 정수빈은 14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와 관련해 이야기를 털어놨다.
‘트롤리’에서 정수빈은 극중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책 수선가 김혜주(김현주 분)와 3선 출마를 앞둔 재선 국회의원 남중도(박희순 분) 부부 앞에 나타난 의문의 불청객 김수빈 역을 연기했다. 특히 김수빈은 원치않은 임신과 유산 등 상처를 가진 인물로, 지훈의 엄마이자 성추행 피해를 가진 김혜주(김현주 분)를 의지하게 된다.
이날 정수빈은 ‘트롤리’ 김수빈 역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수빈이라는 인물이 누구고, 왜 이 집에 들어왔을까. 뭔가 베일에 쌓여있는데, 비밀에 쌓여있다고 비밀 연기를 하는게 아니라 수빈이 어떤 목적으로 이 집에 들어와서 이 사람을 대하는지 구체적으로 삶을 이해하기 위해 타임라인을 도표처럼 한국사 공부하듯이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거기에 더불어서 수빈이가 마음이 정말 따뜻한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고 너무나도 많은 상처가 있는 친구라서 표현 방식이 서툴렀다. 그 지점에 두고 이제 많은 시청자분들이 수빈이를 마지막에 보셨을 때 위로해 주고, 따뜻하 마음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어서 수빈이가 다른 좋은 어른을 또 만나서 사랑받기 바라는 마음으로 뭔가 놓치지 않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런 점에서 현주 선배님께 좀 감사한 게 수빈이로서 혜주라는 사람을 사랑해야 하고, 어른으로서 마음이 열려야 되는데 제가 애써서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선배님이 가만히 있어도 좋은 어른이셨다. 그게 뭔가 억지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담겨져서 나올 수 있게 해주신 게 너무 감사하고, 수빈으로서 그 현장에 좋은 어른들이 많아서 행복했다”고 표현했다.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장면은 없었냐는 말에 정수빈은 “힘들다기보다 수빈이가 제일 안쓰럽다고 느낀 지점은 엄마와의 장면이었다”며 “수빈이가 뭔가 마지막까지 큰 거를 바랐던 것 같지고 않고, 그냥 엄마에게 조금이라도 걱정하는 마음을 느끼고 싶고 보고싶어서 찾아간건데 마지막까지 차가운 시선으로 돌아왔을 때 너무 안쓰러웠다”고 알렸다.
또한 그는 “수빈이도 개인적인 아픔이 있고, 상처가 정말 많은 친구고, 어둡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따뜻한 마음이 엄청 있는 친구다. 드라마 속에서도 수빈이 성장을 하는데, 수빈이 좋은 어른들을 만나서 혼자 지키기 급급했던 상황에서 타인을 지키게 되는 그런 성장하는 과정을 배웠다. 또 좋은 어른을 통해 좋은 어른이 되는 법도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장면을 어떻게 촬영했냐고 물으니 정수빈은 “감독님이 온전히 제가 그리는 수빈이를 응원해주셔서, 그냥 믿고 맡겨주셨다. 그게 너무 감사했고, 수빈이가 얼마나 안쓰러운 친구인지, 저 친구를 안아주고 싶다는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해주고 싶었다. 조금씩 수빈이를 따뜻하게 봐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길 바라고, 마지막 결말에서 ‘수빈이 참 좋은 아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성장 과정을 잘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화제가 됐던 ‘남중도의 두 얼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앞서 ‘트롤리’에서 김수빈은 남중도와 현여진(서정연 분)의 불륜을 확신했고, 이를 김혜주에게 밝혔다. 하지만 현여진과 남중도는 불륜이 아닌, 남중도가 현여진의 성폭행한 것.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어땠냐는 물음에 정수빈은 “사실 한참 전에 알았는데, 진짜로 ‘제가 어떻게 해요. 제가 여진 선배님께 이렇게 연기하는 게 맞아요? 말도 안돼요. 저 완전 죄인인데, 저 어떻게 해요. 선배님 죄송해요’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인터뷰 중 정수빈은 계속해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선배들에게 배운 것이 있냐는 말에 그는 “희순 선배님과는 첫 작품이었는데, 전 작품이 ‘경관의 피’, ‘마이 네임’ 등 무서운 작품이라 걱정했는데, 정말 착하고 좋으신 분이다. 그 분이랑 딱 대화를 하면 여전히 연기를 사랑한다는 게 느껴지고, 그 과정에서 저도 초심을 놓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느꼈다”며 “현주 선배님은 제작발표회 때 표현한 지휘자라는 단어처럼 한음을 낼 수 있는 인물을 선배님은 곡으로 만들고, 한 곡이 아니라 진짜 다양한 곡을 연주하시더라고요. 현장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어른이고, 저에게는 정말 좋은 선배였다. 그런 분을 만날 수 있어 영광”이라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정수빈은 “무열 선배님도 워낙 무서운 역할인데, ‘소년심판’에서 만났을 때 너무 착하신 거예요. 선입견을 함부로 가지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웃음). 이렇게 좋으신 분이 있나 싶었는데, 또 우재 보좌관 님을 보면 무섭다”며 반전매력을 언급했다.
‘트롤리’뿐만 아니라 디즈니+ ‘너와 나의 경찰수업’, ‘3인칭 복수’, 넷플릭스 ‘소년심판’ 등에서 정수빈은 어두운 캐릭터를 연이어 맡았다. 걱정은 없었냐고 묻자 “다들 걱정을 하시는데, 저는 제가 그런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좀 얻을 수 있었던 배움이 있다. 다들 아픔이 있는 친구들인데 정말 힘든 상황에서도 일어나더라. 그 안에서 성장에 도달하다보니 결국에는 더 밝아진다. 저도 그 역할을 연기하면서 개인적으로 힘든 것에 있어서 좀 헤쳐나가고 이겨나가는 힘을 좀 배우게 됐다”고 답했다.
끝으로 그에게 ‘트롤리’ 김수빈은 해시태그 3개로 말해달라고 하자 “#아기고양이 #비 #어른”이라고 표현했다. 정수빈은 “수빈이를 처음 읽었을 때 비가 많이 내리는 곳에 있는 아기고양이 같았다. 수빈이의 외부적인 환경이 너무 힘드니까 위협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데, 비가 그치고 나면 수빈이도 힘든 환경에서 벗어나서 좋은 세상으로 가거든요. 그 아기고양이도 비가 그치고 갔을 때 내민 손이 조금 더 따뜻한 선의를 받지 않을까 싶어서 ‘아기고양이’와 ‘비’를 떠올렸다. 또 ‘어른’은 수빈이가 그때 받은 따뜻한 선의를 꼭 누군가에게 돌려줄 수 있는 좋은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표현해봤다”고 말했다.
한편, 정수빈이 출연한 SBS ‘트롤리’는 14일 종영했다. ‘트롤리’는 과거를 숨긴 채 조용히 살던 국회의원 아내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부부가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딜레마 멜로로, 김현주, 박희순, 김무열, 정수빈 등이 출연했다.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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