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배우 송지호가 3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31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송지호가 JTBC 주말드라마 '닥터 차정숙' 인기에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배우 송지호가 3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31

송지호는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제일 기억 남는 반응은 사슴 같은 아들"이라며 "지금 인기에 감사하지만 평정심 가지려고 한다"고 했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배우 송지호가 3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31

송지호는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엄정화)과 서인호(김병철)의 아들 서정민으로 활약, 큰 사랑을 받았다. "인간 송지호, 배우 송지호가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선배님들 보면서 많이 배웠다.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외적으로도 그분들의 인성을 보면서 감동받았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배우 송지호가 3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31

가장 기억 남는 시청자 반응에 대해서는 "너무 좋은 반응이 많았는데, 정말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다. 유튜브 쇼츠 같은 곳에서 발견한 댓글이었는데 '캐스팅이 좋았는데, 아들 캐스팅 대박이다, 저런 사슴 같은 아들'이라는 것이었다. 남자한테 사슴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너무 러블리하고 재밌더라"고 떠올렸다.

2013년에 데뷔한 송지호는 10년 차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를 즐길 법도 하지만, 평정심을 가지고 싶다고.

"돌이켜보면 무모한 적도 있었고 좋을 때도 힘들 때도 상처받는 순간도 있었다. 지금은 빈 시간들을 잘 보내야지 하는 생각이다. 해왔던 10년이 다 의미 있다. 그 순간들이 있었기에 �育� 작품을 만난 것 같다. 전보다 앞으로 10년이 기대도 되고 우려도 되고, 잘 보내고 싶다. 물론 작품이 잘 됐고, 알아봐 주신 분들도 계셔서 신기하고 감사한데, 들뜬 마음을 누르려고 노력한다. 좀 겸손해야지 이런 것보다는, 인생도 파도 같은데 평정심을 잘 유지해야 또 잘 걸어갈 수 있는 것 같다. 거품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금방 식어버리니 거기에 대해 멘탈 관리 같은 것을 하려고 한다. 나름 낙천적인데 그런 걸 잘 다스려야 좋더라. 잘 즐기고 있는데, 또 반면으로 잘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연기를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든다. 특히 송지호는 베이징외대 중어중문학과 출신으로, 연기와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던 바다.

"원래는 연기가 하고 싶었다. 친구들이 놀 때, 저는 집에서 청룡이나 백상 같은 시상식을 보곤 그랬다. 드라마도 어릴 때부터 재밌게 봤다. 그랬는데 전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부모님께서 반대하셨다. 동생이 유학 갈 때 그 유학길에 막차 탄 느낌으로 중국에 갔다. 그런데 그 유학이 저에게 너무 좋아다. 10대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과 고독을 함께 느꼈다. 그때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봤다. 배우 일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연기를 반대하던 부모님의 마음을 돌린 일화도 재밌다. "영화 '친구2'로 데뷔했다. 단역이었지만 감독님께서 고생했다고 역할명 하나씩 지으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아버지 성함을 썼다. 제 역할도 부모님만 알아보실 수 있는 정도였는데, 보시고 좋아하셨다더라."

활동명도 예명 대신, 본명을 내세웠다. "저는 본명이 좋다. 간혹 일이 없을 때 송지호해수욕장에 밀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도 좋다(웃음)."

연기 인생 10년 차에 만난 '닥터 차정숙'은 터닝 포인트가 됐다. "큰 터닝 포인트가 됐다. 모든 일은 10년은 해야 보인다고 하더라. 저도 일단 10년만 해보자 했는데, 딱 그런 포인트에 좋은 작품을 만났다. 작품이 안 되면 안 되는 이유에 저도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잘 돼서 너무 좋다. 본방사수를 하는 시대가 아닌데, 다 봐주시다니. 저에게는 변곡점이 된 것 같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도 언급했다. "많은 역할을 해봤는데, 이번 역할은 정말 따뜻한 인물이라 좋았다. 이제는 이미지를 다르게 쓰고 싶은 생각도 있다. 평범한 사람인데, 빌런인 역할을 해보고 싶다. 장르는 최근 영화 '듄'을 재밌게 봐서 그런지 SF도 해보고 싶다. 액션 스쿨도 다닐 때 말도 타고 재밌더라. 작품 할 때 몸이 안 다치는 게 중요하니 대역분들이 많이 도와주셨지만 최대한 제가 많이 하려고 했다."

마지막으로 송지호는 "계속 연기는 할 것이다. 그래서 이름을 알리는 것보다, 드라마, 영화 등에 나왔을 때 '저 사람 알아, 잘했어' 그런 평가를 받는다면 제일 행복할 것 같다"고 바랐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