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유퀴즈 기상캐스터'로 이름을 알린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사망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 때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고인의 직장이었던 MBC가 침묵을 고수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7일 매일신문은 오요안나의 유서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한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사망했다. 향년 27세. 1996년 생의 어린 나이에도 과거 JYP엔터테인먼트 공채 오디션에서 뷰티상을 수상하며 아이돌 연습생을 준비했을 정도로 끼가 넘친 그는 제89회 춘향제 춘향선발대회에서도 숙으로 뽑힌 바 있을 정도로 미모의 '날씨 요정'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22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약칭 유퀴즈)'에 출연하기도 한 그는 '유퀴즈 기상캐스터'로도 화제를 모은 바. 이에 생전 개인 SNS를 통해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을 소개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큰 영광"이라며 "부족한 저이기에 더 소중한 추억이다. 제작진 분들, 선배님들 정말 감사했다. 더 겸손하게 열심히 배우고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린다"라고 겸손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던 터다.
오요안나의 비보는 지난해 12월 10일에야 알려졌다. 고인이 사망한 지 3개월 만에야 알려진 비보에 안타까움 섞인 애도가 쏟아졌다. 이와 관련 당시 MBC 관계자는 OSEN에 "기상캐스터 오요안나 씨가 지난 9월 세상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자세한 사인 자체에 대해서는 개인사를 이유로 침묵하고 유족들의 조용한 장례를 강조했던 상황. 이 가운데 고인의 유서 보도와 지인들의 규탄글을 중심으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사안을 매일신문은 고인의 휴대폰에서 원고지 17자 분량의 유서가 나왔으며, 유서에서 고인이 생전 특정 기상캐스터 2인에게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오보를 고인에게 뒤집어 씌우는가 하면, '유퀴즈' 섭외 요청을 받은 일에 대해서도 비난하며 지속적인 폭언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덩달아 네티즌들이 '가해자 색출'에도 열을 올렸다. 이로 인해 MBC 선배 기상캐스터 가운데 김가영이 괴롭힘 주모자로 지목됐다가 유튜버 일주어터가 "오요안나님이 저에게 가영언니 너무 좋아하고 의지하는 선배라면서 진심으로 얘기해주셨다"라고 대신 해명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오요안나의 지인들은 SNS를 통해 "오랜 기간 요안나에게 특정인(기상캐스터 선배)이 군기를 잡고 비난하고 자신을 따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 뿐만 아니라 오요안나와 친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들었을 거다.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해자들과 MBC는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이 사실을 널리 알려달라. 부탁드린다. 가해·방관자가 처벌받아 제 친구가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사태에 사측인 MBC의 침묵에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 MBC 측은 별도의 공식입장 추가 발표 없이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단, 유서 내용을 최초 보도한 매체에 "아직 제대로 파악이 안 됐다"라면서도 "시정할 부분은 시정하고 비판도 달게 받겠다"라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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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출처, tvN 제공,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