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최소 500억 원 대 대작으로 시작 전부터 입소문을 타더니 자궁 타령만 하다 정작 여주인공은 출산 후 사망하는 엔딩을 맞았다. '별들에게 물어봐'가 엔딩까지 이해할 수 없는 종영으로 드라마 팬들을 분통터지게 만들었다.

tvN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약칭 별물)'가 지난 23일 밤 방송된 16회(최종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브킴(공효진)은 끝내 우주에서 아이를 낳았고, 골반뼈 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죽었다. 공룡(이민호)은 이브킴과 자신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우주정거장 산부인과 의사로 남았다.

특히 공룡은 방송 말미 "하루 동안 별이 발바닥에 백번은 키스해줬다"라며 "이브는 많은 것을 하고 갔다. 우주는 무덤이자 자궁이 돼줬다. 잘 가 이브, 또 만나"라고 내레이션을 남겼다. 시작부터 이어졌던 '별들에게 물어봐'의 '자궁' 언급이 마지막 회까지 이어진 것이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 '공룡'의 지구 밖 생활기를 그린 드라마다. '파스타', '질투의 화신'으로 공효진의 '공블리' 신화에 일조한 서숙향 작가가 집필한 작품으로, 역시 '질투의 화신'을 연출한 박신우 감독이 메인 연출을 맡고 '파칭코'로 글로벌 팬들까지 사로잡은 이민호가 남자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믿고 보는 작가, 감독, 배우의 조합 덕분일까. '별들에게 물어봐'는 제작비 최소 500억 원 대 대작으로 방송가의 이목을 끌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압도적인 스케일을 증명하는 블록버스터급 규모였다.

그러나 지난달 4일 첫 방송된 '별들에게 물어봐'는 줄곧 난해한 전개와 받아들이기 힘든 화면, 우주와 지구를 오가는 베드씬 등으로 비판을 자아냈다. 이에 첫 방송 이후 줄곧 "제작비 500억 원을 어디다 썼는지 모르겠다"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특히 산부인과 의사인 공룡의 특성과 우주에서 아이를 만든다는 설정이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다. 우주를 '자궁'에 빗대는 표현이 지나치게 빈번하게 등장하고, 모성을 과도하게 신성화하는 구성이 유독 비판을 자아냈다. 비혼과 딩트가 미덕으로 여겨지는 최근 트렌드에서 지구 밖 우주에서도 목숨을 걸고 아이를 낳는 공룡과 이브의 감정선이 공감을 자아내지 못한 것이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쉽게 접할 수 없으며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우주에서의 경험, 바다를 떠다니는 듯한 부유하는 시간과 공간감. '별들에게 물어봐'는 이러한 신비로운 감각들을 살려 현실적인 판타지처럼 이브와 공룡의 로맨스를 묘사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신비한 나머지 현실감을 놓쳤다.

무엇보다 로맨스의 가장 큰 덕목인 설렘을 선사하는 데 실패했다.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신비감이 공효진과 이민호의 로맨스로도 땅에 발붙인 감정선을 보여주지 못한 여파다. 공허해진 감정선에 남은 게 또 다른 매력이 아니라 '우주=자궁'이라는 공식 같은 반복 뿐이었던 상황. 이쯤 되면 어떤 로맨스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지 진정 별들에게 물어보려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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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