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홍석천 이후 25년. 또 한 명의 남성 연예인이 커밍아웃을 선언했다. 이번엔 K-팝 아이돌이다.
23일, 보이그룹 저스트비(JUST B)의 멤버 배인이 무대 위에서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직접 밝힌 사실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배인은 현재 진행 중인 저스트비 월드투어 ‘JST ODD’ 중 LA 공연에서 팬들과 만난 가운데, 그는 공연 도중 “내가 LGBT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당당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혔다. ‘LGBT’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 진영 안팎에서 사용되는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약어다.
이는 한국 국적의 남성 아이돌 그룹 멤버가 커밍아웃한 첫 사례로, 현장에 있던 팬들은 큰 환호와 박수로 배인의 용기를 응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블루닷엔터테인먼트 측은 OSEN에 “배인의 개인적인 사생활, 성 정체성에 관한 부분인 만큼 별도의 입장을 전하기 어렵다”라며 말을 아꼈다.
대한민국에서 첫 '커밍아웃'이 울려 퍼진 것은 방송인 홍석천의 사례다. 2000년, 당시 국내 연예계 최초로 커밍아웃을 선언했던 홍석천은 방송계에서 퇴출당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꾸준한 방송 활동과 외식 사업 등으로 '성소수자'를 향한 부정적이고 보수적이었던 대중의 인식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다만 '국내 커밍아웃 1호' 홍석천의 사례 이후에도 남성 연예인의 커밍아웃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 가수 박우식이 2010년 Mnet '슈퍼스타K2'에 출연해 커밍아웃을 선언하기도 했으며, 트로트 가수 권도운도 동성애 커밍아웃을 했고, 가수 아퀴나스(강민수)도 2021년 "저는 양성애자입니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아이돌 판에는 양성애자임을 고백한 와썹 출신 지애, 동성애자임을 밝힌 캣츠아이 라라의 사례가 있었으나, 한국 국적을 가진 남성 아이돌의 커밍아웃 사례는 '전무'했다.
홍석천의 커밍아웃, 그 후 25년이 흐른 지금, 아이돌이라는 영역에서 배인의 커밍아웃은 더욱 이례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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