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심형래(64)가 인기 절정의 시절부터, 파산신청 후 외로웠던 시절까지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털어놨다.

심형래/MBN '신과 한판'

◇ 잘 나갔던 코미디언 심형래

1982년 KBS 제1기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심형래는 영구 캐릭터로 데뷔 7개월 만에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다. 당시 광고만 100편 넘게 찍었다고 한다.

27일 MBN ‘신과 한판’에 출연한 심형래는 “그때 CF 한 편에 8000만 원을 받았다. CF만 해도 당시 100편 넘게 찍었다”며 “1984년 서울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7800만원에 매입했다. 현재 40억원이다”고 과거 수입을 자랑했다.

또 “영화 ‘영구와 땡칠이’를 러닝 개런티(흥행 성적에 따라 배분되는 수익금)로 받았다. 다른 배우들 중에 제일 많이 받은 돈이 3000만원일 때 나는 2억원을 받았다”며 “일반 출연료의 7배 수준”이라고 했다.

유머1번지 영구 심형래 /KBS

◇ 영화 제작 실패…빚더미에 건강 악화까지

코미디언으로 정상을 찍은 심형래는 영화 감독에 도전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을 감명 깊게 본 그는 SF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심형래는 “’영구와 땡칠이’ ‘우뢰매’ 등을 찍다 보니 우리나라의 촬영 환경이 너무 안 좋더라. 한국 영화를 발전시켜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벌었던 돈을 영화 제작에 올인했다. 그러나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고, 심형래는 2013년 파산신청을 했다. 그는 “당시 가진 것을 다 팔고도 179억원의 채무가 있었다. 그래서 파산신청을 한 것”이라고 했다.

1999년 영화 ‘용가리’를 찍을 때는 구안와사(안면마비)까지 찾아왔다. 여기에 당뇨병까지 걸렸다. 심형래는 “고속 카메라 대여 비용을 다 지불했는데, 사기꾼이 대여 비용을 가로챘다. 그래서 일주일 만에 촬영을 끝내고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일주일간 하루에 한 시간만 자면서 촬영을 했더니 구안와사가 왔다”고 말했다.

심형래/MBN '신과 한판'

심형래는 “잘 때 얼굴을 칼로 찌르는 것 같았다. 너무 아팠다. 그러다 오른쪽 얼굴에 마비가 왔다”며 “그러다 쌍꺼풀 수술도 했다. 얼굴의 균형을 맞추려고 수술을 했다. 미용 때문이 아니다”고 했다.

심형래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파산신청 이후 “외로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뭐든 귀찮고, 힘도 빠지고, 허탈했다”며 “한편으로는 누굴 원망할 게 아니라 ‘이게 사회구나’ 싶었다. ‘모두 내 잘못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