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MBC가 입장을 밝혔다.

28일 MBC는 "최근 확인된 고인의 유서를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다. 만약 유족들이 새로 발견된 유서를 바탕으로 사실 확인을 요청한다면 최단시간 내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과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다만 확실한 사실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동안 직장 내 괴롭힘 등의 고충을 공식적으로 신고하거나,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인사상담실·감사국 클린센터) 및 관리 책임자에게 알린 적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MBC 측은 "만약 고인이 공식적으로 피해 사실을 신고했거나 관리자들에게 알렸다면 회사 차원에서 응당한 조사를 진행했을 것"이라며 "MBC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를 포함해 출연진이라 하더라도 신고가 접수되면 즉각 조사에 착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기사에서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는데, 해당 관계자가 누구인지 확인해 주길 바란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행위를 자제해달라. 이는 고인의 명예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MBC는 또 "사실관계를 알지 못한 채 'MBC 흔들기' 차원에서 이 문제를 악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공영방송으로서 그리고 구성원들의 소중한 일터로서 부끄럽지 않은 바른길을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사망 원인은 당시 공개되지 않았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었던 그는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善)으로 당선된 후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선발돼 뉴스 프로그램에서 날씨를 전하며 활동했다. 2022년에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난 27일 매일신문은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약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두 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MBC는 매일신문 측에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회사 차원에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시정하고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