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아이린이 패션에디터가 주장한 갑질 연예인의 당사자 임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에디터가 글을 삭제하며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그럼에도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아이린은 지난 22일 SNS를 통해 "저의 어리석은 태도와 경솔한 언행으로 스타일리스트 분께 마음의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제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함께 노력해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는데 성숙하지 못한 행동으로 큰 상처를 드린 점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이린은 "이번 일을 통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저의 부족한 언행이 많이 부끄러웠고 스태프 분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겠다.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과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앞서 스타일리스트이자 패션 에디터 A씨는 SNS를 통해 한 연예인의 갑질을 폭로했다. A씨는 "오늘 내가 을의 위치에서 한 사람에게 철저하게 밟히고 당하는 경험을 했다. 가까운 이들에게서 검증된 인간 실격+하하호호 웃음 가면을 쓰고 사는 (난색으로 유명하지만) 꼭두각시 인형+비사회화된 '어른아이'의 오래된 인성 부재+최측근을 향한 자격지심과 콤플렉스+그 모든 결핍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멍청함+처음 본 사람에게 바닥을 그대로 노출하는 안하무인. 나는 이미 그녀를 만나기도 전에 전해들은 이야기 만으로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는데 오늘 그 주인공이 쏜 전기침에 쏘여 말을 잃었다"고 떠올리며 "15년을 이 바닥에서 별의별 인간들을 경험하고는 인생사에 무릎을 꿇었다고 생각했고 이제 거의 내려놓았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낯선 방에서의 지옥 같은 20여분이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완벽히 인사는 생략, 의자에 앉아 서있는 내 면전에 대고 휴대폰을 손에 끼고 삿대질하며 말을 쏟아냈다. 나한테 그러는 건지 그 방에 있던 모두에게 그러는 건지 모를 정도로 흥분 상태였다"며 "그가 혀로 날리는 칼침을 끊임 없이 맞고서 두 눈에서 맨 눈물이 흘렀다. 네 앞이고 누구 앞이고 쪽팔릴 것도 없이 그냥 눈에서 물이 터져 나왔다"고 털어놨다. 이후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연예인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이미 사라졌다며 녹취록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psycho #monster"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해당글은 게재되자마자 큰 파장을 불렀고, 특히 'psycho'와 'monster'라는 해시태그가 레드벨벳을 향한 힌트가 아니냐는 의혹도 생겼다. 'psycho'는 레드벨벳의 곡이고, 'monster'는 레드벨벳의 유닛 아이린&슬기가 발매한 곡이기 때문. 이후 A씨가 4년 전 SNS에 게재했던 아이린 칭찬글을 삭제하고 7월 글에 언급한 레드벨벳 글도 지우면서 대상은 아이린으로 좁혀졌다. 더불어 유명 사진작가, 레드벨벳 전 코디 등이 '좋아요'와 댓글로 A씨를 향한 지지를 표시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아이린은 자신이 맞다고 시인하며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고,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도 "아이린은 오늘 오후 해당 스타일리스트와 직접 만나 경솔한 태도와 감정적인 언행으로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성숙하지 못한 모습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당사 역시 이번 일에 책임을 통감하며, 당사 및 소속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모든 관계자 및 스태프 분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앞으로 함께 하는 모든 분께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후 A씨가 폭로글을 지우며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예인, 특히 아이돌은 이미지가 생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중요한 직업. 레드벨벳의 든든한 리더 역할을 했던 아이린의 인성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가운데 향후 활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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