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 김지호가 안타까운 가정사부터 영어 선생님 아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지난 9일 방송된 KBS2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오랑캐로 유명한 개그맨 김지호가 출연했다.

김지호는 최근 3개월 만에 35kg을 감량해 114kg에서 79kg가 됐다. '다이어트 아이콘'이 된 김지호는 "아내가 다른 사람 만난 것 같다고 하더라. 저리 가라고 한다"며 "아내와는 2018년 한글날에 결혼했다"고 밝혔다.

MC 김원희가 "과한 부인을 얻었다는 소문이 있다"고 하자, 김지호는 "아내가 영어 선생님이다. 강남 어머님들이 영어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게 우리 와이프"라고 자랑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지호는 어린시절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준 김봉현 합기도 체육관 관장님을 찾아나섰고, 그 이유에 대해 "어린시절 유복하게 자랐지만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때 아버지가 날 혼내면서 물건도 많이 던지셨다. 방문 잠그고 2~3시간을 맞아본 적도 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때부터 공포스러워서 집에 들어가는 걸 싫어했다. 집에 왔을 때 아버지 구두가 보이면 조용히 나갔다. 아버지가 무서워서 밖에만 맴돌았다"고 고백해 MC 김원희와 현주엽을 놀라게 했다.

김지호는 "어머니가 식당일을 하셨는데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아파트 계단에서 기다릴 때도 있었다. 그런 날 보고 안쓰러워서 여기 저기 많이 알아 보셨다. 속셈 학원도 다녔는데 수업이 끝나면 나도 나와야 하니까 친구가 다니는 합기도 학원에 다니게 됐다"며 관장님과의 첫만남을 공개했다.

사업 실패로 예민해진 아버지는 자식을 엄하게 대했지만, 관장님은 어린 김지호를 누구보다 다정하게 배려해줬다. 김지호가 이런저런 고민 상담도 많이 했다고.

그는 "관장님이 나한테 '수업 끝나면 왜 안 가냐?'고 물어보시면 계속 수업 듣는다고 했었다. 흔쾌하게 안식처처럼, 집처럼 해주셨다. 내 기억으로 당시 관장님이 20대 후반이었던 것 같다. 듬직하고 정직한 분이었다"라며 "관장님이 작은 냉장고에 반찬을 넣어놓고 식사를 해결하셨는데, 그때 나한테도 와서 같이 먹으라고 하셨다. 거의 매일 밥을 같이 먹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20살까지 합기도를 했다는 김지호는 "관장님은 내겐 거의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20년 전 관장님께 선물 받은 빨간색 도복을 꺼냈다. "운동에 관심 없으니까 대회에 나가진 않았다. 그때 대회에 나가면 도복을 받는데 그 도복이 너무 갖고 싶었다. 관장님이 대회에 나가볼 생각 없냐고 물어보셔서 나갔는데 맞기만 하고 나왔다. 관장님이 일부러 챙겨주셨던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그러나 김지호는 "15년 전에 친구 결혼식장에서 한 번 뵌 적 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서먹서먹하게 쭈뼛거렸다. 너무 죄송하다. 개그맨 지망생 신분이라 당당하게 설 수 없었다"고 했다.

과거 관장님과 함께 학원을 운영했던 부관장과 어렵게 연락이 닿았고, 김봉현 관장을 찾았지만, '김지호를 만나주실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방송은 좀 어려울 것 같다. 일단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전화 통화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다행히 김지호와 관장님은 감동적인 눈물의 재회를 했고, 김지호는 큰절까지 올렸다. 김원희는 "지호 씨 얘길 하면 한달음에 오실 줄 알았다"며 궁금해했다.

김봉현 관장은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특별히 해준 게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안 나오는 것보단 나와서 지호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며 "솔직히 처음에 SNS로 연락을 받고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고 답해 만남을 차갑게 거절했던 진짜 이유를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감동적인 만남 이후, 두 사람은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관장님은 김지호가 어린 시절부터 개그맨의 끼를 갖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고, 골프 모자와 김지호에 대한 사랑의 메시지를 적은 책을 선물하는 등 아버지같은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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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