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침체됐던 가요계에도 2021년이 왔다.

코로나 시대는 여전히 현실이다. 지난해 청하, 업텐션, 이찬원 등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며 그들과 접촉한 이들이 줄줄이 관련 검사를 받기도 했다. 월드클래스 스타들의 월드투어도 줄취소됐다. 오프라인 활동이 제약된 탓에 국내 공연 또한 줄줄이 연기 혹은 취소됐다.

그럼에도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콘서트를 강화하게 됐고, 이는 글로벌 K팝 팬들의 마음을 저격하며 보다 탄탄한 팬층이 만들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에는 역대급 CD 판매량을 기록했다.

힘겨운 시간 끝에 맞은 신축년이다.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원조 빅3와 새롭게 가세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2021년을 들여다봤다.

▶신인 대격돌, 에스파vs니쥬vs트레저vs여자친구 여동생 그룹

먼저 거대공룡들이 배출한 신인들의 활동에 기대가 모아진다.

SM은 지난해 레드벨벳 이후 6년만에 신인 걸그룹 에스파를 론칭했다. 에스파는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이 긴밀하게 유기관계를 이루며 상호작용한다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데뷔곡 '블랙맘바'는 공개 단 3일 만에 미국 빌보드 차트에 랭크인되기도 했다.

JYP는 '걸그룹 명가'의 위상을 똑똑히 보여줬다. 원더걸스부터 ITZY까지 '걸그룹 불패신화'를 이뤄온 JYP는 일본 소니뮤직과 함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현지 멤버들로 걸그룹 니쥬를 꾸몄다.

니쥬는 전원 일본인 멤버로 구성돼 있지만 K팝의 체계화된 교육 시스템 하에서 탄생한 그룹이다. 기타 다른 현지 그룹과는 차별화된 실력을 뽐낼 수밖에 없다. 이에 니쥬는 데뷔 해에 일본 연말 특집 프로그램인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하는 쾌거를 거뒀다. 증권가는 조만간 니쥬의 매출액이 트와이스보다 2배 이상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놨다.

YG가 자신한 트레저도 복귀한다.

트레저는 11일 오후 6시 정규 1집 '더 퍼스트 스텝 : 트레저 이팩트'를 발표한다. 타이틀곡 '마이 트레저'는 트레저가 처음 선보이는 밝은 분위기의 팝 장르곡으로 트레저는 특유의 긍정 에너지로 힐링을 전한다.

트레저는 데뷔와 동시에 총 3장의 앨범을 발표, 3개월 만에 누적 음반 판매량 70만장을 돌파하며 밀리언셀러를 앞두고 있다. YG 또한 '초집중·초고속 전략'을 외치며 트레저를 푸시하고 있어 결과가 궁금해진다.

빅히트는 지난해 인수합병한 쏘스뮤직에서 새 걸그룹을 만든다. 쏘스뮤직은 여자친구 소속사로, 새 걸그룹 멤버들은 실력과 비주얼을 모두 겸비했다고 알려졌다.

▶간판 가수 줄컴백

빅4의 간판 가수들도 줄줄이 컴백한다.

먼저 SM은 동방신기 유노유호가 16일 솔로앨범 '누아르'를 발표, 컴백 신호탄을 쏜다. 또 백현이 솔로 콘서트를 통해 엑소 컴백을 예고하고, '군백기'를 마친 샤이니의 완전체 컴백도 예정돼있다. 추락사고로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레드벨벳 웬디도 회복해 레드벨벳의 완전체 컴백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JYP는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 비와 함께 '나로 바꾸자'를 발표, 듀엣 활동을 펼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ITZY를 필두로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을 밀어붙이겠다는 계산이다.

YG는 블랙핑크의 솔로 활동을 예고했다. 로제와 리사가 먼저 솔로데뷔를 확정 짓고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진행 중이다. 음원 공개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지수는 드라마 '설강화' 촬영을 마친 뒤 솔로 데뷔 여부를 논의할 전망이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하우 유 라이크 댓' '아이스크림' '러브식 걸즈'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과 영국 오피셜 차트 2위를 달성했다. 또 셀레나 고메즈 등 팝스타들과의 협업으로 놀라움을 안겼던 만큼, 멤버들의 솔로데뷔에 대한 관심도 높다.

여기에 빅뱅도 가세한다. 지드래곤이 현재 앨범을 작업 중이고,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되긴 했지만 미국 코첼라에서의 복귀도 예정했던 바 있다.

빅뱅은 멤버들의 군 복무와 승리의 버닝썬 사태 전까지만 해도 YG 매출 80% 이상을 담당했던 효자그룹이다. 그만큼 빅뱅의 컴백은 YG에게 중요한 이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을 앞세우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맏형 진의 군입대가 예정돼 있어 불안함을 갖게 하기도 했지만, 최근 국방법이 변경되며 입대를 미룰 수 있게 돼 활동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럼에도 불안요소는

불안요소는 빅4 모두에게 존재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자회사 매출 감소 등의 후폭풍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좀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JYP는 갓세븐의 재계약 이슈가 있다. 이미 진영이 BH엔터테인먼트 행을 고려하고 있는 등 멤버들이 타회사와 접촉 중이라 그룹 존속 여부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YG는 빅뱅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빅뱅이란 그룹이 대한민국 음악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빅뱅은 버닝썬 사태를 불러온 승리부터 대마초 흡연 혐의로 물의를 빚은 지드래곤과 탑, 교통사고를 낸 대성 등 태양을 제외한 전 멤버가 범죄와 관련됐었다는 점에서 맹비난을 받고 있다. 더욱이 탑은 SNS를 통해 은퇴의사까지 시사한 바 있어 복귀에는 큰 후폭풍이 따를 전망이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을 따를 후속주자가 없다는 게 문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이 나름 주목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톱'의 위치에 올랐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지난해 12월 31일 진행된 레이블 합동 콘서트를 앞두고 방탄소년단의 팬덤을 중심으로 전광판 시위를 벌이는 등 레이블 간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