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정동남이 아주 특별한 사람을 찾기 위해 'TV는 사랑을 싣고'에 문을 두드렸다.

3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배우 정동남이 출연했다. 정동남은 배우이자 1세대 민간구조 전문가로 대한민국의 각종 사건 사고 현장을 누비며 재난 구조 봉사활동에 앞장서 왔다. 지난 46년간 수없이 많은 사고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연으로 목숨을 잃은 580여명을 유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으며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 동백장 등을 받으며 그 공로를 인정 받았다.

정동남은 21년전 선유교에서 자살을 해서 죽은 동생을 둔 유가족 누나 이정희씨를 찾기 위해 'TV 사랑을 싣고'에 출연했다. 정동남은 "구조한 동생 시신을 싣고 있는데 (이정희씨가)다가와 돈 봉투를 줬다. '우리는 돈을 받지 않는 단체'다라고 돈을 거부했다. 그런데 얼마 후 전화가 와서 자기도 구조대원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 실제로도 구조대원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느데 소식이 끊겼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정동남은 민간 구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스무살에 겪은 동생과의 이별로 꼽았다. 당시 16살이던 정동남의 남동생이 물놀이를 하다가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난 것. 정동남은 "동생이 물에 빠졌는데 정체 모를 두사람이 와서 돈을 요구했고 아버지가 어렵게 구한 돈을 건네자 그 사람들이 3분 뒤 동생의 시신을 건졌다. 그때 '물에 빠진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건져야 한다. 시신 수습을 하고 돈을 받는 건 옳지 않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민간 구조를 시작한 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 각종 사고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위해 나섰고, 구조 활동을 하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었다는 정동남. 그는 "구조활동은 전부 사비로 한다"라며 "배우를 하면서 번 돈을 모두 구조 장비를 사고 대원들 숙식비로 썼다"고 말했다. 그리고 늘 구조활동으로 바쁜 자신 때문에 소홀한 가족에게 미안해 하며 "막내 아들이 20년전에 오토바이 사고가 나서 한쪽 팔을 잃고 2급 장애인이 됐다. 내가 조금만 더 신경쓰고 아빠로서 역할을 더 했다면 사고도 없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하며 가슴 아파했다.

마침내 보고 싶었던 이정희씨와 다시 만나게 된 정동남. 이정희씨는 정동남을 보자마자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정희씨는 "너무 감사하고 늘 뵙고 싶었다. 그런데 제가 빚을 진 빚쟁이 아닌가. 내가 빚쟁이니 뵙고 싶어도 뵐 수가 없었다"고 계속해서 눈물을 쏟아냈다. 이정희씨는 한의원에서 일을 하면서 민간 구조 활동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남은 이정희씨를 꼭 안아주며 "내게 빚진 거 없다. 미안해 할 것도 없다. 진심으로 구조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정희 씨를 보고 내가 오히려 부끄러워졌다. 그동안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해 보는 사람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