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방송인 최유라가 30년간 진행하던 라디오를 관두고 홈쇼핑 여신이 된 사연을 털어놨다.
7일 방송한 MBN '더 먹고 가' 14회에는 방송인 최유라가 출연해 솔직한 입담을 과시했다.
최유라는 산꼭대기 집을 찾아오면서 황제성을 호출했다. 짐이 너무 많아서 도와달라는 것. 알고보니 최유라는 밥을 대접받는 프로그램에 자신이 직접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 식재료를 싸왔던 것.
최유라가 도착하자 황제성은 "우리 어릴때 '이종환 최유라의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가 동네를 휩쓸었다. 그때 여신같았다. 레전드 중의 레전드"라고 추켜세웠다.
최유라는 "임지호 선생님 너무 뵙고 싶었다"며 "강호동 씨 데뷔 때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강호동은 93년도 데뷔.
최유라는 "89년도인 대학교 3학년?�부�? 라디오 방송하면서 데뷔했다"며 "그때 이경규씨가 강호동씨 손잡고 데려와서 나에게 소개했다. 그때 덩치가 엄청 큰 사람이 조심스럽게 말하고 발만 움직여서 움직이더라. 밤송이 머리였고 하는 행동이 너무 귀여웠다"고 말했다.
최유라는 "오늘 맛있는걸 얻어먹겠지만 선생님 앉아계시라고 하고 집에서 늘 해먹던 재료로 승부하는 요리를 선사하고 싶다"며 "뒷 손님들을 위해서 대구를 잡아서 반건조로 말렸다. 반건조 도루묵 도치도 가져왔다. 선생님이 저 재료로 만들 요리가 궁금하다. 한번 더 오고 싶다"고 소망했다.
최유라는 손수 도치탕을 준비하면서 뜨거운 물을 부어 알을 빼내는 모습을 보여줘 강호동을 흥분시켰다. 도치수육 도치탕 도치알찜 등 도치한상을 대접한 최유라는 밥그릇을 깨끗이 다 비운 임지호를 보며 행복해했다.
그녀는 "선생님 저랑 라디오 하실래요? 합을 맞춰서 진행을 한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지만 말주변이 없어도 서로 통한다면 문제 없다"고 말했다.
강호동은 "라디오 방송을 30년을 하다가 홈쇼핑으로 간 이유가 뭐냐?"고 물었고, 최유라는 "주변에서 넌 살림을 잘하잖아. 홈쇼핑 해보라고 하더라. 생각하다 그냥 던졌는데 홈쇼핑에서 그걸 받더라"라고 자신의 몸값 제안을 받아준 홈쇼핑에 입문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총 매출 1조 5천억. 최유라는 "그렇다고 하더라. 제 수익은 아니다. 전 그냥 월급 받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녀는 "어떤 분들은 제가 1조5천억을 번 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는 매출의 비결에 대해 "나는 홈쇼핑에서 오프닝을 한다. 방송처럼 한다. 제작진들이 미친다. 20분 정도 지나면 오히려 시청자가 상품의 가격과 구성을 물어본다. 요즘은 PD가 그러려니 한다"고 말했다. 임지호 셰프는 "살아가는 이야기. 그게 최고의 마케팅이다. 우리를 먼저 녹여내고 보듬어주고 하다가 자연스럽게 물건으로 이어지는게 사람들을 이끄는것 같다"고 말했다.
라디오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는 "30년을 하니까 좀 쉬고 싶었다. 라디오 밖에서 나를 보고 싶었다"며 "내가 그만 두고 뒤를 이어 내 시간에 DJ를 하는 사람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들었다. 미련이 1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라디오 그만 둔 뒤 시장을 매일 오후 4시에 갔다. 늘 라디오를 하던 시간이다. 30년만에 처음으로 친구를 오후 4시에 만났다. 한 달을 매일 그렇게 살았다. 라디오 그만둘 때도 주변에 라디오 시간에 나가서 시장볼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때 '더먹고가'를 찾아온 손님은 개그맨 전유성. 최유라는 "2003~2005년까지 '라디오 시대'를 같이 진행했다. 제일 손 많이 가는 진행자였다"며 "지리산에 혼자 계시니까 밥 드시러 오실래요?라고 말했다"며 방송 사실을 숨겼다고 말?��?.
전유성은 "방송 진행하면서 모르는건 모르겠다고 얘기하겠다. 형식적으로 하지 않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임지호와 전유성도 30년 전 인연이 있는 사이. 전유성은 "30년 전에 도자기 하시던 분 집에서 가마에서 도자기 꺼낼때 갑자기 들어와서 요리를 하시던 분"이라며 남다른 인연을 밝혔다.
전유성은 근황에 대한 질문에 "지리산 살면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계획을 세웠다 무너뜨렸다 하고 있다. 지리산에 좋은 공연장이 생기면 더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지리산에 22년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람 집에서 아침을 먹고 점심은 간짜장 저녁은 알아서"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메뉴 정하는게 귀찮아서 점심은 무조건 간짜장을 먹기로 했다"고 괴짜 성격을 드러냈다.
이날 임지호 셰프는 열이 많은 최유라를 위해 무와 사과 밥과 소고기 사태를 이용한 찬 요리를 준비해 그녀를 감동 시켰다. 강호동은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사태"라는 음식 작명을 내놓고 스스로 흡족해했다.
최유라는 "선생님 음식하시는거 보면서 먹어보지 않아도 그 맛이 어떨것이라고 그려진다. 엄마처럼 뚝딱뚝딱 만드는 모습. 밥상 위에 올라오는건 너무 근사하다. 선생님이 아빠 같은 느낌이 아니라 엄마 같다"고 말했다.
라디오 30년, 홈쇼핑 11년을 해왔던 최유라는 "바깥 일을 다 해놓고 집안 일을 해야한다. 밤 9시쯤 되면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그냥 울었다. 너무 슬퍼서가 아니라 힘들어서 울었다. 모든 엄마들이 쉴 수 없다. 모든 엄마들이 쉬냐? 요즘은 남편의 은퇴가 행복하다. 이렇게 삶이 기름져질줄 몰랐다. 아침에 커피를 갈아 주고 커피향에 깬다. 아침에 계란 반숙으로 잘 삶아놓는다"라고 말했다.
임지호 셰프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오신 분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 치유를 해주실 수 있는 분"이라며 그녀의 삶을 응원했다. 최유라는 "선생님 말씀이 내 가슴 속 화를 녹였다"고 말했다.
최유라는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화가 그런 것이다. 선생님 앞에서 화라는 말을 한번도 한적이 없는데 내 몸안에 불꽃같은 열, 화를 다스려주는 음식을 해주신 거다. 내 가슴 속 화와 불꽃을 아는건 우리 엄마 밖에 없는데 선생님께 그래서 엄마 같다고 했다"고 진정한 위로를 받았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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