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배우 구혜선이 삶에 대해 밝혔다.

23일 오전 방송된 KBS1 '아침마당'의 화요 초대석에는 구혜선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만 하기에는 매력이 너무 많다" "오랜 잠을 깨고 왕성하게 활동 중인 배우" "팔색조의 매력"이라는 소개 속에 구혜선이 등장했다. 구혜선은 "아침 일찍 나오느라 힘드셨죠"라는 말에 "잠을 못잤다. 생방송이라 늦을까봐"라며 설레어 했다.

구혜선은 "저는 이 시간에 잠을 안자고 있다. 깨어있거나 작업하기 때문에 '아침마당'을 즐겨 본다"라며 "저는 사실 잠을 많이 자는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 개인적인 아픔이 있어서 시청자들이 걱정이 많다. 괜찮냐"라는 말에 "이게 최근 일은 아니다. 좀 된 일이다. 저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서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이미 오래된 과거가 된 셈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반응'에 대해서는 "지금 보고 계실 거다"라며 어머니도 '아침마당' 팬이라고 말했다. 구혜선은 "특유의 편안함이 있고 고향 같은 정서가 있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4대얼짱'이었던 구혜선은 "얼짱을 계기로 데뷔하게 됐다. 저도 잘 몰랐는데 학창시절에는 다모임이라는 사이트가 있었다. 제 얼굴을 올렸는데 어느날 같자기 신문에 나게 됐다. 사진은 17살 때다. 21년 전이다"라고 밝혔다. 당시 연습생이었다고. 구혜선은 "친구들이 다 아이돌이 되고 싶어했다. 저도 그랬다. 정체성이 확립되기 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인형 같은 얼굴로 유명했던 구혜선은 배우가 된 일에 대해 "제가 처음에 가수가 되고 싶어서 오디션을 봤는데 무대 공포증도 있고 실력도 안됐다. 작곡으로 소속사에 들어가게 됐다. 시간이 지나도 극복이 안됐다. 소속사 사장님이 '배우 해보는 건 어떻겠니'라고 제안을 해주셔서 전향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구혜선은 "방송국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논스톱' PD님을 정문에서 마주치게 됐다. '혹시 너 논스톱에 나와보는 건 어때?'라고 하셔서 바로 출연하게 됐다"라고 단숨에 주인공으로 거듭났던 과거에 대해 답했다.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켰던 '꽃보다 남자'의 영상을 본 구혜선은 "아가다"라면서도 "창피해서 못보겠다"라며 쑥쓰러워했다. 뉴칼레도니아 현지 촬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기는 일 때문에 체감하지 못했다고. 구혜선은 "저는 제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몰랐다"고 회상했다.

'눈물연기 비법'에 구혜선은 "하루에 30씬 촬영이면 시청자들은 순서대로 보지만 찍을 때는 뒤죽박죽이라 감정선을 연기하기 어렵다. 아침에 우는 장면을 찍어야 하는 경우에는 나오기 전부터 감정을 잡고 간다. 빨리 울어야 하니까. 우는 것도 여러번 찍으니까 게속 우울한 생각을 해야만 한다. 그게 배우들한테 어려운 부분이다"라며 "'꽃보다 남자'는 25살 때다. 나에게 일어나지 않은 부정적인 일에 대해 계속 상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구혜선은 "불행한 상상을 많이 하기 때문에 현실의 불행한 일에 담담해 질 수 있었다. 막 울고 나니까 평소에 울 일이 별로 없다. 감정을 쏟아내서 그렇다"라고 담담하게 전했다.

구혜선은 "감독일을 하게 된 것도 연기를 통해서다. 배역을 연구하다보면 제가 몰랐던 삶을 살아야 하니까 사람에 대한 이해가 많아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유명배우가 된 후 느껴야 했던 아픔들도 있었다. 구혜선은 "어딜가도 사랑을 받았다. 사람을 보면서 '이 사람이 날 정말 좋아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내 상황이 좋아서 날 좋아하는 게 아닐까 생각을 많이 했다. 불신까진 아니지만 사람을 잘 들여다 보기가 어려웠다. 주변엔 사기를 당하는 분들도 있었기 때문에"라며 "시간이 지나서 작품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 그들이 싹 빠져나간다. 그때 그게 저에게는 참 좋은 일이었다. 제 사람이 남게 되니까"라고 생각에 대해 밝혔다.

드라마 촬영 중 중도하차까지 하게 됐던 난치병이 있었던 구혜선은 "병은 아니고 증상이 나타났던 거다. 순간적으로 쇼크가 오는 알레르기였다"며 "하지만 원인을 몰랐다. 그래서 계속 노출될 수 밖에 없어서 그런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좋지 않아서 검진을 오래했다. 금식을 한 달 했다. 서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그런 결정을 했다. 다행히 지금은 괜찮다"고 답했다.

하지만 책임감 때문에 속상했던 구혜선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죽어도 했어야 했는데. '죽어도 거기서 죽을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라고 회상했다. 구혜선은 "제 입장에선 그렇지만 보시는 분들은 모르시니까 거기서 발생하는 갈등도 있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배우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구혜선은 '화가'로도 활약했다. 구혜선은 "프랑스에서 전시하게 됐다. 그림을 많이 가져갔는데 빈 손으로 오고 싶어서 저렴하게 판매한 거다"라고 농담했다. 섬세화를 그리는 구혜선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먹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붓으로 그리는데, 저는 그림을 오래 그리다보니까 몸에 익은 거다"라며 놀란 MC들에게 그림을 설명했다. 구혜선은 "그림 그릴 때는 이성적이게 된다. 작업 다 끝나면 허리도 망가지고 몸이 많이 망가진다"라며 장인 다운 면모를 보였다.

작곡에도 능통한 구혜선은 "이전에 제가 하고 싶어했던 것들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전에 만들었던 음악을 발매했다. 50곡 정도는 이미 나왔다. 영화 음악들을 만들어서 내놓게 됐다"라고 전했다.

저작권 수입도 상당했다. 구혜선은 "중국에서 벨소리 음악으로 유명해지면서 최대 음원 사이트에서 1위도 했다. 그때 좀 벌었다"고 부끄러워했다.

3번째 직업은 작가, 4번째 직업은 영화감독이었다. 구혜선은 "저 영화 많이 찍었다. 단편 5편, 장편 3편이나 찍었다. 흥행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렇지 나름 8편을 찍었다"며 "아무래도 영상을 만들고 영화를 만들면서 영화관에 걸었을 때 흥행이 되지 않거나 사람들이 보지 못할 상황에 처했을 때 '영화를 꼭 영화관에 걸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업적으로 성공해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많은 분들이 보시는 게 좋아서 무료 영상 전시를 하게 됐다. '음악 전시' '영상 전시'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대중음악 전설인 서태지 씨의 가사 일부를 제 그림 음악과 융합시켜봤다. 아이러니 하고 모호한 매력이 있다. 보시는 분들의 해석에 달려있다"며 "서태지 씨의 허락을 받았다. 후배가 문화적인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금이 행복해 보인다'는 말에 구혜선은 "맞다. 지금 정말 행복하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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