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가 지성과 김민정의 반가운 재회에 진영과 박규영 등 주목할 신예들까지 내세워 다크 히어로 법정물로 출사표를 던졌다.
1일 오후 tvN 새 토일드라마 '악마판사'(극본 문유석, 연출 최정규) 측은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배우 지성, 김민정, 갓세븐 진영, 박규영과 최정규 감독이 참석해 박슬기의 진행 아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악마판사'는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법정 쇼를 통해 정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드라마다. '미스 함무라비'의 문유석 작가가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지성이 시범 재판의 부장판사 강요한 역을 맡아 타이틀 롤로 활약한다. 김민정은 킬 힐 처럼 아찔한 매력의 정선아 역으로, 진영은 강요한과 배석하는 판사 김가온 역으로, 박규영은 광역수사대 에이스 윤수현 역으로 가세한다.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 '악마판사'.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연출하기에 어려운 점도 있었다. 최정규 감독은 "디스토피아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보통 디스토피아라고 하면 미래적인 분위기를 생각하시는데 저희는 그렇진 않았다. 어떤 때는 미래적인 모습, 어떤 때는 고전적인 모습으로 범위를 넓게 가져갔다"라고 밝혔다.
법정을 라이브쇼로 중계한다는 독특한 설정 또한 '악마판사’의 묘미인 터. 최정규 감독은 "이제 다들 원격 회의나 라이브가 어렵진 않을 거라고 봤다. 대신 모두 어떻게 쉽게 표현할지는 고민했다"라고 했다.
이 가운데 지성은 '악마판사'를 통해 '의사 요한'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그는 "다른 드라마의 여느 캐릭터처럼 선한 캐릭터라기 보다 '악을 악으로 처단하는 판사’에 매력을 느껴서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작가님과 개인적인 관계가 있어서 캐스팅 이뤄지기 전에 2년 전부터 '우리가 같이 한다면 어떤 걸 할 수 있을까’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작가님이 전작인 '미스 함무라비’에서 선한 판사 이야기를 했으니 악한 판사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배트맨' 같은 면에서 조금 더 나아가 '조커' 같은 판사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또한 "어떤 강요한을 만들지 생각했다. 헤어스타일, 어떤 법복을 입을지 등등. 그런데 연기보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힘들었다. 제가 잘 이해하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촬영하면 뭔가 불편하고 힘들더라. 그러다가 작가님과 캐릭터 이야기를 나누다가 괴테 희곡 '파우스트’를 떠올렸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보니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건 악을 투영하는 선의 힘을 가진 존재를 표현하고 싶은데 뭔가 잘못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작가님이 '넌 파우스트가 아니라 파우스트를 꼬시는 메리스토펠리스’라고 생각하면 더 쉬울 거라고 하더라. '나는 선한 힘도 없어? 그냥 악이야?'라는 말에 명확했지만 충격이었다. 그래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파우스트인 진영을 꼬시는 캐릭터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정은 "작품을 볼 때 항상 최우선은 캐릭터다. 이번에도 정선아라는 인물 자체에 굉장히 매력을 느꼈다. 정선아는 선, 악이라고 구분을 하자면 악 쪽에 가깝다. 그런데 악녀라는 단어 하나로 사람을 표현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킬 힐처럼 아찔한 매력도 있지만 어떻게 조화를 이뤄서 잘 공감을 이루는지가 관건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재미있었다. 무슨 단어를 쓸 때 '개재미있다’라고 하지 않나. 조금 격하게 표현하면. 그런데 몇 장면에서 대사를 그렇게 바꿔봤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 겉으로는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게 비춰져야 한다. 그런데 어느 포인트로만 그런 부분을 넣어서 반전 같은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 이 전작으로 '미스터 션샤인’을 하면서 시대극이지만 워낙 원없이 해서 그만해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에선 더 원없이 했다. 그래서 더 볼거리가 있으실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진영은 '악마판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 때는 지성 형 혼자 캐스팅 된 상태였다. 남자 배우로서 뭔가 형이랑 둘이 맞출 부분이 있어서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감독님과 만나도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또 디스토피아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캐릭터에 동질감을 느꼈다. 그런 부분이 저와 비슷해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지성은 "저희 드라마가 디스토피아라면 진영은 유일한 유토피아"라고 거들었다.
그는 "가온은 전반적으로 극을 바라보는 입장이다. 연기적으로 하는 액션도 많지만, 선배님들과 많은 배우들한테 리액션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 걸 해보고 싶었다. 이 캐릭터가 후반부로 갈수록 변해가는 모습들이 확실히 끌렸다. 심심하게 비슷한 상태로만 가지 않고 다채로운 감정들을 조금 더 느끼고 싶어서 더 해보고 싶었다. 정말 잘 선택한 것 같다"라고 했다.
박규영은 "참여하는 재판이라는 점이 너무 재미있어서 꼭 하고 싶었다. 그 와중에 윤수현은 선과 악의 경계가 아니라 완전한 선에서 행동하는 인물인 것 같아서 잘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윤수현은 불의를 보면 본능적으로 몸부터 나가고 용기가 있고, 겁도 있고 강한 사람이라고 보일 수 있는데 정의에는 강하게 반응하지만 가온 같은 자기 사람에는 약해지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런 면세어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가온이 변해가는 모습들에 수현도 같이 반응하는데 그런 것들이 재미있었다"라며 케미스트리를 예고했다.
판타지 같은 가상의 공간에서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터. 정작 김민정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가상이라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지금보다 나아간 사건들을 다루긴 하지만 이게 현실하고 아주 동떨어져 있거나, 아예 100년 후 세계를 그린 건 아니다. 오히려 저는 가상이란 느낌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지성 또한 "가상의 세계를 둘러 봤을 때 현재와 미래나 다른 건 없었다. 걱정 거리는 똑같았다. 지금 고민하는 문제나 미래에 고민하는 점이 다르지 않다는 점이 좋았다. 다만 현재의 걱정거리가 미래엔 수면 위로 올라와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악의 캐릭터가 재미있다는 관점에서 생각하고 싶지는 않은데 악의 관점에서 바라보니 매력이 있으면서도 슬프게 다가오더라. 연기를 하면서도 내가 어디까지 쳐다볼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고 했다.
진영은 "감독님이 처음부터 디스토피아에 대한 건 중점으로 생각하지 말고 상황에만 집중하라고 하셨다. 디스토피아 세상보다 인물들이 겪는 상황들이 더 짙고 커서 세상보다 상황을 생각하려고 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거기든, 여기든 다 사람 사는 데라 생각하니 다 똑같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안 어렵게 느낄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했다"라고 관조적인 의견을 내놨다.
박규영은 "자세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수현은 선, 자기 사랑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나가는 캐릭터다. 그래서 더 어렵거나 하진 않았다"라고 동조했다.
최근 법정 드라마가 워낙 많았던 데다, '빈센조’나 '모범택시’와 같이 다크 히어로가 등장한 드라마가 이미 많았던 상황이다. 그렇다면 '악마판사’ 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최 감독은 "흥행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며 "차별점은 옷이 흰색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다크 히어로라고 생각하면 흔히 떠올리기 쉬운 점이 있을 거다. 그런데 저희는 오히려 왜 그런 다크 히어로 물에 사람들이 열광하게 되는지를 생각하는 드라마인 것 같다. 여러 캐릭터로 보여주는 주제의식이 작가님이 설정한 세계관, 주제 의식 자체가 저희 드라마의 차별점"이라고 했다.
더불어 지성은 비현실적인 캐릭터 강요한을 이해시키기 위한 부분에 대해 "너무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강요한의 일상도 있고, 가장 크게 말하는 시범재판에서의 모습도 있고, 판사의 모습도 있고, 선과 악이 직면할 때의 모습이 있고 악과 악이 직면할 때의 모습까지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다. 제가 표현하기에 많이 버거웠던 것 같다"라며 한숨쉬었다. 그는 "비현실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보다는 그 자체가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영은 청춘으로 등장했던 전작들과 달리 '악마판사'에서 새로운 도전을 선보인다. 그는 "오토바이를 못타서 면허를 땄다. 그런데도 어렵더라. 기본용을 타다가 실제로 타는 건 트럭 수준의 오토바이를 주셔서 쉽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기존에는 가볍게 할 수 있던 것들이었다면 지금음 조금 더 깊게 생각해야 하는 인물을 맡았다"라며 전작들과 차이점을 밝혔다.
이에 지성은 "제가 진영 씨랑 같이 하면서 굉장히 어른스럽고 책임감이 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캐릭터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오고, 한 장면씩 호흡을 맞추다 보니 제가 생각한 이상으로 좋은 방향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진영이는 곧 사랑이다. 너무 사랑스럽다. 저 뿐만 아니라 감독님, 선배들에게도 너무 예의바르고 예쁘다. 좋은 연기를 보여줘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전작 '스위트홈'과 다른 연기를 도전하는 박규영 또한 "'스위트홈’과 '악마판사’는 액션의 목적이 다르다고 느꼈다. '스위트홈’은 생존이 목적이라면 '악마판사’의 수현은 보호가 목적이라고 봐서 자세가 다르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지성은 진영에 대해 "이번 작품으로 참 좋은 동생 알게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진영을 바라보면서 저를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진영 나이 때는 어땠는지. 그런데 나는 그 나이에 생각하지 못한 걸 실천하는 걸 보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에 진영은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훈훈함은 지금으로 끝이다. 드라마 시작하면 다르다. 지금을 즐겨 달라"라고 말했다.
'악마판사'는 3일 밤 9시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