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전원일기2021'에서 '전원일기' 속 일용이네로 활약했던 배우 김수미, 박은수, 김혜정의 근황이 공개됐다.
2일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전원일기2021(약칭 전원일기 2021)'에서는 김수미, 박은수, 김혜정이 출연했다.
'전원일기'는 1980년부터 2002년까지 국내 최장수 드라마로 사랑받았던 작품이다. 농촌을 배경으로 당시 시대상을 닮은 현실적인 캐릭터들이 공감대를 자아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일용 엄마 김수미, 일용이 역의 박은수, 일용 아내 역의 김혜정은 조연으로 등장했음에도 주연 못지않게 큰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 풍파 많은 소작농 일용이네의 이야기는 주연 못지 않게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러나 '전원일기2021'에 출연하기까지 일용이네 식구들은 고민이 많았다. 일용이 역할을 맡았던 배우 박은수가 굴곡진 일용이 못지않게 수난을 겪어왔기 때문. 실제 박은수는 사기 혐의로 두 차례나 구속돼 긴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최근에는 돼지 농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한 것이 알려져 충격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김혜정은 "드라마지만 20년 가까이 연기를 하지 않았나. 그런 것들이 정으로, 지나온 세월로 가슴 안에 쌓여있었다"라며 박은수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어색하지만 반갑고, 편하지는 않지만 낯이 익은 사람. 수없이 많은 밥상을 같이 했던 두 사람이지만 이제는 서로의 눈을 쳐다보기도, 안부를 묻기도 조심스러웠다. 김혜정은 "선배님 건강도 그렇고, 그렇게 지나신다니까 나한테 연락오더라.’왜 박은수 선배하고 연락 안 하냐’고"라며 박은수를 걱정했다.
더욱이 박은수는 "기초생활 수급자 신청을 해서 그 돈으로 몇개월 살았다. 그래도 그거 타는 재미로 우리 집사람이 그거 타는 시간만 기다렸다. 그거 얼마 안된다. 백만원도 안 된다. 그거 갖고 시장 갈 날만 기다렸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였다"라고 털어놔 충격을 더했다.
이에 김혜정은 돼지농장 이야기를 어렵게 물었다. 박은수는 "한달 정도 일했다. 힘이 따라와줘야지 힘이 못 쫓아가는 순간 주인한테 얘기했다. 인터넷에 뜨고 시끄러워지니까 농장에 해가 될까봐 '못하겠다’하고 나왔다"라고 고백했다. 김혜정은 "반듯하게 일어나셔야지. 너무 많은 분들이 선배님을 사랑한다"라고 응원했다.
심지어 김혜정은 식당에서 밥조차 제대로 못 먹었다. 그는 "안 먹어도 배부른다"라고 하면서도 "선배님 만나기 전까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마음이 아팠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선배님은 좀 나쁘다. 선배님이 들리는 얘기로 자꾸 그러니까 마음이 아프다. 그립기도 했지만 만나고 싶지도 않았다. 화가 나서. 왜냐하면 다 나한테 물어봤다. 내가 바로 서야 하는 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주변을 위해서다"라고 박은수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박은수는 "나는 구질구질한 건 남한테 보이기 싫으니까 일체 구석에 처박혀서 나 혼자서 있었다. 불암이 형한테도 연락을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김수미는 그런 박은수를 이해했다. 그는 박은수에 대해 "차비 천원만 꿔달라고 할 바에야 걸어갈 사람이다. 참 미안한게 한 식구로 몇 십년을 했는데 내가 못 찾아본 게 참 미안하다"라고 했다.
그런 박은수와 김혜정 앞에 어린 복길이를 연기했던 노영숙이 딸과 함께 등장했다. 10년 전인 28세에 결혼했다는 그는 여전히 김혜정을 향해 '가짜엄마'라 부르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직접 써온 편지를 건네기도 했다. 노영숙 또한 박은수에 대해 "저는 알기 때문에 더 안타까웠던 것 같다. 많이 짠했고 속상했다. 11년 동안 살 부대끼고 가족같이 생활하다 보니까 그런 걸 보면 마음이 아팠다"라고 말한 터.
박은수는 "내가 그렇게 살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이 먹고 이런 거센 파도를 맞을 줄 몰랐다. 내가 교만했다. 건방지고 교만했던 건 있다. 이제 뭘 실수했는지 아니까 그런 전철을 밟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해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