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 2021’ 박은수, 김혜정, 노영숙 등 일용이 가족의 재회가 시청자들에게 추억과 감동, 눈물을 선사했다. 특히 박은수의 고충 고백 등이 진솔하게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연출 김현기, 이하 ‘전원일기 2021’) 3부 ‘아픈 손가락’에서는 ‘일용이네’는 물론 어린 복길이와 성인 복길이 등 ‘전원일기’의 세대교체를 조명하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울림을 전달했다.
이날 방송된 ‘전원일기 2021’은 ‘일용이네’의 그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김수미의 이야기는 물론, 최근 근황이 알려지며 많은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산 ‘일용이’ 박은수와 ‘일용 처’ 김혜정, 그리고 어린 ‘복길이’ 노영숙의 20년 만의 만남이 그려졌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박은수는 “나는 요샛말로 ‘학교’도 다녀온 사람이다. 10년 이상을 일 하나 없이, 10년이 뭐냐. 15년 이상을 그렇게 보냈다. 내가 성격도 팔팔하고 그래서 ‘어떤 놈이 나한테 해코지를 하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10원 짜리 구경도 못했는데 사기를 쳤다고 하더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한 “가 다 솔직히 말하면 기초생활 수급자 신청을 해서 그 돈으로 몇 개월 살았다. 그래도 그거 타는 재미로 우리 집사람이 그거 타는 시간만 기다렸다. 그거 얼마 안 된다. 백만원도 안 된다. 그거 갖고 시장 갈 날만 기다렸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속 캐릭터 ‘일용이’보다 더 기구한 삶을 산 박은수는 방송 후 OSEN과 전화 통화에서 “감회가 새로웠다. 식구들이 다 반가웠다”고 일용이 가족과 재회한 소감을 밝혔다.
박은수에게 ‘전원일기’는 소중한 작품이었다. 그는 “‘전원일기’ 같은 프로그램은 유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웃 사이의 정이 다른 나라에 비해 깊은 대한민국인데, 최근에는 사회가 삭막한 분위기가 되고 있다. ‘전원일기’ 같은 프로그램이 따뜻한 감성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작가들이 정말 글을 잘 썼다. 인간미, 인간성이 묻어 있어서 연기가 저절도 됐다. 녹화 때처럼 편할 때가 없었다. 글이 잘 쓰여 있어서 대사 외우는 것도 문제 없었다”라며 “그리고 김수미가 정말 애드리브를 잘 한다. 내가 그 애드리브를 받아주고 하면서 호흡하는 게 재미있었다. ‘전원일기’ 만큼 편하고 좋은 프로그램이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은수는 ‘일용이 아내’ 김혜정, ‘어린 복길이’ 노영숙과 재회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밥을 같이 먹는데 김혜정이 ‘복길이 왔다’고 하면서 일어나더라. 그래서 뒤를 돌아보는데 어린 복길이가 어른이 된 건 생각 못하고, 노영숙이 데려온 친딸이 어린 복길이인 줄 알고 ‘잘 있었냐’고 인사를 했다. 노영숙의 친딸이 정말 어린시절과 똑같이 생겼더라. 노영숙도 옛날에 생각했던 어린 복길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은수는 “어린 복길이 노영숙이 그대로 성장하는 모습이 작품에서 보여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전원일기’가 소중한 만큼, 박은수에게 ‘일용이’는 소중한 캐릭터였다. ‘일용이=박은수 그 자체’라고 말한 박은수는 “일용이는 농촌에서 건실하고 성실하고 욕심 안 부리고 열심히 일하는 인물로, 보는 분들이 공감대를 느끼고, ‘나도 저렇게 열심히 살아야지’ 느낌도 받았을 거다. 그래서 내게 일용이는 의미가 크다”며 “아직도 어르신들이 친손자처럼 대해주시고, 한번은 시골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농촌을 위한 교과서가 따로 없는데, ‘전원일기’가 농촌 교과서라고 해주시는 말을 듣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전원일기’가 종영한 지 한참 됐는데도 아직도 어르신들이 좋아해주시는 걸 보면 ‘그때 더 열심히 할 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3일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3부 ‘아픈 손가락’ 편은 시청률 5.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방송 말미에는 ‘복길이’ 김지영을 비롯해 남성진, 임호, 조하나 등 ‘전원일기’의 젊은 세대들이 만나는 장면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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