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바이러스'의 제작보고회, 왼쪽부터 강이관 감독, 김윤석, 배두나, 장기하가 손석구 등신대와 함께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6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영화 '바이러스'가 5월 극장가에 통통 튀는 사랑스러움을 전달한다.

16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바이러스'의 제작보고회, 강이관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6

영화 '바이러스' 제작보고회가 1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배두나, 김윤석, 장기하와 강이관 감독이 참석했다.

16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바이러스'의 제작보고회, 배두나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6

오는 5월 7일 개봉하는 영화 '바이러스'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이 모쏠 연구원 수필, 오랜 동창 연우,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 이균까지 세 남자와 함께하는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강이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6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바이러스'의 제작보고회, 김윤석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6

강 감독은 영화 연출 배경에 대해 "'톡소 바이러스'가 상상 속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현실과 잘 어울리는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 과학적으로도 말이 되는 바이러스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사를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톡소플라즈마 곤디'라는 기생충을 발견하게 됐고, 특이하게 뇌에 영향을 미치는 기생충이어서 '톡소 바이러스'라는 걸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6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바이러스'의 제작보고회, 배두나와 김윤석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6

배우들도 도파민 가득한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배두나는 극 중 바이러스에 감염된 영어 번역가 옥택선 역을 맡았다. 그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부정적인 사람도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다"며 "에너지가 넘쳐서 언제나 춤을 출 수 있을 정도이고,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도 사랑에 빠지는 증상도 있다"고 전했다.

16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바이러스'의 제작보고회, 장기하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6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선 "택선의 원래 성향은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국문과를 전공했고, 소설을 쓰고 싶었는데 잘 안 돼서 번역가로 살고 있다. 자기 기준에는 이룬 것도 없고 우울한 사람이다. 극 초반에는 좀 부정적인 면모가 있다"고 설명했다.

16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바이러스'의 제작보고회, 왼쪽부터 강이관 감독, 김윤석, 배두나, 장기하가 손석구 등신대와 함께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6

이어 택선과의 싱크로율을 묻자, 배두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 택선의 모습과 많이 닮았고, 감염 후도 어느 정도 닮아있다"며 "저도 사랑에 빠지면 택선이처럼 긍정적으로 바뀌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답했다.

김윤석은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연구원 이균을 연기했다. 그는 "뭐 하나 성공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우울증 치료제를 만드는 게 목표인 과학자"라며 "가정사에 슬픈 사연이 있어서 우울증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인생을 걸고 도전한다. 제 연구를 받아서 진행하는 사람이 손석구 씨가 연기한 남수필 박사인데, 남수필 박사와는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후배 배두나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연기를 하면서 뭔가 준비를 하고 계산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정말 희한한 경험이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왜 세계적인 감독들이 배두나 씨를 찾는지 알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귀한 배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거 배두나는 최고의 연기 파트너로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승우를 언급했던 바 있다. 이에 그는 "조승우 씨도 같은 소속사이고, 함께해 영광스러웠다"며 "'바이러스'는 윤석 선배가 출연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감을 갖고 출연을 결정했는데, 그 기대를 넘어서는 호흡이었다. 선배가 잘 이끌어주셔서 재밌게 촬영했다. '바이러스' 촬영이 끝나고 부터는 김윤석 선배와 맞춘 호흡이 최고였다고 말하고 다닌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장기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자동차 딜러 연우로 분했다. 그는 "연우는 늘 동창들에게 차를 구매하라고 영업 문자를 보내는 게 일상이다. 그런데 택선이가 제 문자를 받고 매장에 나타나면서 '톡소 바이러스'에 관한 상황에 얽히게 된다. 어떻게 보면 캐릭터들 중 가장 평범한데, 그 평범한 인물이 특수한 상황에 놓이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재밌게 그렸다"고 전했다.

이어 본인과 캐릭터의 비슷한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장기하는 "아무래도 제가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감독님이 저와 거리가 먼 캐릭터를 시키실 순 없었을 것 같다. 제가 봐도 연우와 비슷한 것 같다.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어이없는 일에 휘말리게 됐는데, 다시 생각해도 억울하다. 연기하면서도 그랬다"고 웃으며 말했다.

장기하는 배우로 스크린 데뷔하기 전 영화 '밀수', '베테랑2'의 음악 감독으로 활약을 펼쳤던 바 있다. 그는 "대본을 봤는데, 생각보다 제 분량이 많더라. 이전에 시트콤은 해봤는데, 영화 출연은 해 본 적이 없어서 부담돼서 거절했다. 근데 김윤석 선배가 영화계 사람들이 일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우리가 판 다 깔아줄 테니, 놀고 간다고 생각하라고 말씀해 주시더라. 그 말씀을 들으니까, 제 스스로가 너무 건방졌다고 생각했다. 저 혼자만 잘해야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이렇게 영화계에서 활동하신 배우 분들도 만나기 어려운 기회인데, 배운다는 생각으로 재밌게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바이러스'는 지난 2019년 크랭크업 후 6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강 감독은 "아무래도 소재가 바이러스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시국의 여파가 컸다. 그래서 빨리 개봉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느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개봉하게 돼 굉장히 기쁘다. 배우 분들의 빛나는 연기와 스태프들의 열정, 작품의 감동적인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