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레인 맥스웰(왼쪽)과 제프리 앱스타인/AFP 연합뉴스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엡스타인의 옛 연인 길레인 맥스웰(60)이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판사는 아직 구체적인 선고 일자를 밝히지 않았지만, 주요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진 만큼 맥스웰이 최대 7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변호인단은 “맥스웰의 결백을 굳게 믿는다”며 최종 선고 후 항소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남부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맥스웰의 미성년자 성착취, 성매매 알선 등 5개 죄목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맥스웰의 변호인단은 검찰이 엡스타인이 살아 있지 않은 점을 이용해, 맥스웰을 ‘엡스타인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의 희생양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수십 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 피해자와 증인들의 기억이 부정확해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반면 검찰은 배심원들에게 엡스타인이 맥스웰에게 수년간 수백만 달러를 송금한 은행 기록을 제시했다. 검찰은 “엡스타인이 건넨 돈이 (미성년자 성착취를 돕는) 동기 부여가 됐다”고 했다. 맥스웰이 엡스타인을 위한 사실상 ‘포주’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영국 사교계의 유명 인사로 꼽히는 맥스웰은 연인이자 동업자였던 엡스타인을 위해 1994년부터 2004년까지 10대 미성년자 4명을 유인해 불법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를 받았다. 뉴욕 월가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자신의 저택과 별장 등에서 미성년자들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2019년 체포됐다. 엡스타인은 수감 한 달 만에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