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석달째 접어들며 곳곳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인연이 깊은 친한파 우크라이나 장교가 러시아군과 전투중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17일 “데니스 안티포프 육군 중위가 하르키우 지역 이지움 인근에서 러시아군과의 전투 중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대사관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다음 날인 2월 25일 제95공수여단 중위로 입대했다.
3월에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뒤 전선으로 복귀했다. 대사관에 따르면 그는 2008년 서울대, 2011년 한국외국어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했으며, 전쟁 발발전에는 키이우의 타라스 셰브첸코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우크라이나어, 한국어, 영어에 능통했다. 한국과 관련된 일을 많이 했고 한국에 친구도 많았다고 한다.
그의 참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5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침공했을때도 자원해서 우크라이나 군에 입대했다고 대사관 측은 전했다. 2016년 키이우로 돌아온 뒤에는 그는 나무 장난감과 선물을 판매하는 소규모 사업을 시작해 사업을 키웠다. 그는 평소 “모든 어른은 마음 깊은 곳에 동심이 있다”며 사업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대사관은 “안티포프 중위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사업을 하면서 최전선에서 제대한 다른 참전용사들을 지원했다”고 했다. 대사관은 “우리는 조국을 지키기로 맹세한 사람들이다.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치명적인 위험에 처하더라도 우리가 가진 유일한 생각은 우리가 적으로부터 우리 땅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는 그의 한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한국 내 지인들도 그의 전사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한국에 그의 지인들이 많다. 다들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