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아시안 리더십콘퍼런스'개막식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우리는 지금 2022년에 살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어떤 도시든 무기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어선 안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화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 개막식에서 화상연설을 했다. 지난 4월 국회 화상 연설에 이어 대한민국 국민에게 보내는 두 번째 메시지다.

이날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지지와 연대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인천이나 광주의 평범한 쇼핑몰에 항공모함 타격용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도시들에 296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잘 아는 대한민국에 감사하다”며 “우리가 함께 행동한다면, 공동의 노력이 결국 그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맹국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를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대 사회에서, 다른 나라 국민을 내쫓으려 하는 것에 대해 국제 사회는 강도 높은 조치를 가해야 한다”며 “미사일 테러를 당한 국가는 다른 자유 국가들로부터 적절한 지원과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침공으로 촉발된 세계 경제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항구를 막으면서 세계시장의 음식 공급망을 봉쇄했다”며 “경제적 충격을 노린 러시아의 계략이 세계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식량과 연룟값 상승으로 국가 부도를 맞은 스리랑카를 언급하며 “이런 상황이 가까운 미래에 수많은 나라에서 똑같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연설 말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계 질서의 회복과 잠재적 침략 국가들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전략이 국제 질서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러시아의 침공은) 단지 우크라이나 국민만이 아닌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 세계의 모든 나라는 거짓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자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며 “전 세계의 모든 잠재적 침략자들에게 현재 러시아가 하는 짓을 반복하는 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