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좌파연합 정당 '뉘프' 소속 의원들.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AFP=연합뉴스

프랑스 하원의 좌파 진영 소속 의원들이 배우자와 연인에게 유·무형의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불거졌다.

여성에게 폭력이나 가스라이팅을 행사했다고 구설에 오른 의원들은 모두 지난 6월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된 좌파 연합 ‘뉘프’(NUPES) 소속이다.

이 중 쥘리앵 바유 녹색당(EELV) 대표는 26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바유 전 대표는 과거 여자친구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성명에서 “내가 저지르지 않은 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듣기를 거부하고 있어 스스로 변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바유 전 대표의 가스라이팅 의혹을 주장한 것도 EELV 소속 의원이다. EELV 소속의 상드린 루소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주 우울한 상태’에 빠진 바유 전 대표의 여자친구를 만났다며 “바유 전 대표가 신경쇠약을 유발하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점화됐다.

바유 전 대표의 가스라이팅 논란 이전에는 아드리앵 카트냉스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의원이 아내를 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카트냉스 의원은 이를 인정하며 당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좌파 진영은 그간 전국 단위에서 좀처럼 지지를 받지 못하다가, 지난 4월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극좌 성향의 LFI를 중심으로 세를 규합했다.

대선 후보로 출마했던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3위로 낙선했지만, 2위를 차지한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와 득표율 차이가 1.2%포인트에 그쳤다. LFI는 대선 두 달 뒤 치른 총선에서 EELV·프랑스공산당(PCF)·사회당(PS) 등과 손 잡고 좌파 연대 ‘뉘프’를 만들어 하원 577석 중 131석을 차지하며 제1야당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연이은 여성 폭력 논란에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