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를 공포에 떨게 했던 브루셀라병 집단 발병 사태는 브루셀라병 백신을 생산하는 공장이 사용 기한이 지난 소독약을 썼기 때문이라고 중국 정부가 밝혔다. 백신 공장에서 퍼진 브루셀라균이 바람을 타고 퍼지면서 지금까지 3245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양, 사람에게 모두 전염되는 브루셀라병은 두통과 발열은 물론 골수염을 일으킨다.

16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란저우시 보건 당국은 홈페이지에 이 같은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사건은 지난해 란저우에 있는 중무란저우(中牧蘭州)생물약공장에서 발생했다. 이 공장은 동물용 브루셀라병 백신 등을 생산해 왔는데 작년 7월 24일부터 8월 20일까지 사용 기한을 넘긴 소독약으로 생산 장비, 저장 탱크를 소독했다. 결국 브루셀라균이 완전히 살균되지 않은 채 폐기물과 함께 외부로 유출됐다. 보건 당국은 “균이 강한 바람을 타고 공장 남동쪽에 있던 란저우동물연구소 쪽으로 확산됐다”고 했다.

중국 란저우시 위생건강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브루셀라균 유포 사건 조사 결과./란저우시 위생건강위원회 홈페이지

유출 사실은 지난해 12월 6일 란저우동물연구소 발표로 처음 일반에 알려졌다. 란저우 보건 당국 등 조사팀은 공장, 연구소 직원과 인근 주민 등 2만1847명을 상대로 검사한 결과, 3245명이 브루셀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중 200여명은 란저우동물연구소 직원이라고 한다.

병원균이 확산하기 시작한 지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처음으로 감염 사실이 공개된 이유에 대해 란저우동물연구소 인훙(殷宏) 소장은 중국 계면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도 작년 11월 28일에야 알았다”며 “(검사, 발표가 지연된 것에는) 코로나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례 없는 대규모 병균 유출 사태로 공장은 백신 생산 허가 등이 취소됐다. 피해를 본 연구원과 주민에 대해서는 10월부터 배상해주기로 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