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연일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가운데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 주변 부동산 가격이 최근 뛰고 있다고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가 26일 보도했다.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더라도 미국 시설은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타이베이 동북쪽 네이후(內湖)구에 있는 AIT 일대는 전철역이나 대형 상권이 없다. 하지만 이 일대 땅값이 최근 3.3㎡당 60만대만달러(약 2400만원)에서 90만대만달러(약 3600만원)로 올랐다고 한다. 부동산 업자들은 AIT 주변 주택이 안전하다고 광고하고, 대만 인터넷에는 “AIT는 미국 해병대가 지키고 있다” “AIT는 미국 영토와 같아서 중국이 감히 폭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IT 인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둬웨이는 중국과 대만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17일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 일행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은 전투기와 폭격기를 대만 방향으로 접근시키는 훈련을 실시했다. 크라크 차관은 1979년 이후 대만을 방문한 가장 고위급 국무부 관료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외국 관리의 대만 공식 방문을 반대하고 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27일에도 중국군 조기경보기와 대잠초계기 등 군용기 2대가 대만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훈련을 벌였다. 대만 언론은 “중국 군용기가 12일째 연속으로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며 “16일 이후 50대가 넘는 중국 군용기가 대만방공식별구역이나 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했다. 해협 중간선은 대만해협의 중간 지점으로 중국과 대만이 공중 경계선으로 여겨졌던 선이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지난 21일 “소위 해협 중간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