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허(黃河) 중·하류에 위치한 허난(河南)성 일대에 기상 관측 이후 최대 폭우가 쏟아졌다. 인구 1260만명인 정저우(鄭州)시에서는 지하철이 물에 잠겨 승객 12명이 숨졌다. 현지 당국은 21일 이번 폭우로 총 25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으며 20만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밝혔다.
21일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20일 저녁 정저우시 지하철 5호선 일부 구간이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침수됐다. 터널에 빗물이 차면서 지하철이 역과 역 사이에 멈췄고, 퇴근길 지하철에 탄 승객 500여 명이 그 안에 갇혔다.
당시 현장 동영상을 보면 지하철 문 밖에는 사람 키 높이의 물이 세차게 흘렀고, 열차 안으로도 물이 들어찼다. 물은 이내 사람 가슴 높이까지 차올랐고 승객들은 “공기가 줄어들고 있다”며 구조 요청을 했다. 정저우시는 2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500여 명을 구조했지만 1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중국 기상 당국에 따르면 20일 오후 허난성 일대에는 시간당 최고 201.9㎜의 비가 내렸다.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최대 강수량이다. 중국 매체 봉황망은 “1000년 만의 폭우”라고 표현했다. 정저우 일부 지역 제방이 유실됐고 물과 전기 공급도 끊겼다. 정저우를 출발한 고속 열차가 멈춰 서고 주변이 침수돼 승객들이 40시간 이상 열차에 고립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병력을 허난성에 투입해 구조에 나섰다. 극장과 상점들은 집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했고, 인터넷에는 집에 갇혀 구조가 필요한 사람을 소방 당국과 연결해 주는 자원 봉사 사이트도 등장했다. 중국 기상 당국은 중부 지방의 이번 폭우가 21일 밤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