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전쟁 당시 숨진 중국군 유해 송환 귀국 행사를 열며 애국심 고취에 나섰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항미원조 영웅이 돌아왔다”며 송환 과정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2일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제8차 중국군 유해 인도식’ 행사가 개최됐다. 한국은 2014년부터 총 7차례에 걸쳐 총 716구의 중국군 유해를 송환했다. 올해는 중국군 유해 109구와 유품 1226점을 인도했다. 강원도 철원군 인근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찾은 유해도 포함됐다.
중국 관영 CCTV는 중국군의 유해가 인천 공항을 출발해 랴오닝성 션양에 안장되는 순간까지 이동 과정을 생중계했다. 매체는 “영웅이 중국으로 돌아왔다”면서 “항미원조전쟁에서 그들의 이름은 기억되지 않았지만 우리를 세계에 설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침략에 저항하고 한국을 지원하기 위한 전쟁에서 사망한 109명의 군인이 중국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지난 1일 글로벌타임스에 “유해 송환은 한·중 관계에 건설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한국이 미국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박수받을 만하다”고 했다.
중국은 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운 전쟁이라는 의미로 6·25 전쟁을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부른다. 중국의 6·25전쟁 참전을 정당화하면서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 등의 역사관을 담고 있다. 이번 송환식은 6·25 전쟁 발발 70주년이었던 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국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애국심’을 강조한 뒤 처음 열린 행사다. 최근 중국 당국은 사회 전반에 걸쳐 애국주의 교육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교육을 받고 자란 중국의 젊은 세대에 대한 반감이 표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엑소의 레이,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등 중국 출신 아이돌 가수들이 중공군 참전 70주년과 때를 맞춰 소셜미디어에 ‘항미원조 70주년 기념’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등의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최근에는 국내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국인 참가자들 일부가 과거 ‘항미원조를 지지한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 알려지자 해당 프로그램의 방영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