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태생의 중국 피겨 대표팀 주이(19) 선수가 올림픽 첫 출전 경기에서 넘어진 후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미국 CNN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선 ‘주이가 떨어졌다’란 해시태그가 단 몇 시간 만에 2억뷰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미국 태생 주이가 중국에서 태어난 선수의 자리를 빼앗고 중국 대표로 뽑힌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 한 네티즌은 “이건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란 댓글을 남겼고, 이 댓글은 1만 명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주이는 이날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여자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했다. 이는 주이의 올림픽 첫 데뷔전으로, 주이는 중국인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으며 링크 위로 등장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시작 후 첫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착지 과정에서 벽에 부딪힌 주이는 그대로 넘어졌다. 마지막 점프에서도 회전 타이밍을 놓친 주이는 결국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주이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중국팀 순위는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피겨 단체전은 상위 5개 팀이 결승에 진출해 순위를 겨루는 방식으로 중국팀은 결승에 진출했다.
주이는 경기 직후 “속상하고 창피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다”며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중국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메달 수를 국력의 표시로 선전했고, 이 때문에 역대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저조한 성적을 내면 중국 국민들의 거센 비난에 시달렸다.
중국은 최근 몇년 동안 메달 수를 늘리기 위해 최소 12명의 외국 태생 운동 선수를 영입했고, 주이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실수한 주이에 대한 이번 공격은 중국으로 귀화한 선수들 역시 중국의 다른 선수들처럼 메달 압박을 받으며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중국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주이는 2018년 중국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로 결정하고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이름도 베벌리 주에서 주이로 바꿨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지낸 주이가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점도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웨이보에는 “주이가 애국심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중국어를 배우게 해달라”고 비꼬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