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일본이 작년 2월 시뮬레이션 형태로 진행된 ‘킨 에지(Keen Edge) 2024’ 합동 군사 훈련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한 워게임을 실시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지난 6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가 대함 미사일로 대만해협을 건너오는 중국 강습상륙함대를 공격하고, 중국군이 일본 열도 서쪽 끝 요나구니섬에 상륙하는 등 실전을 가정한 작전 지휘 훈련을 진행했다고 해요.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비해 합동 군사 훈련을 진행한 건 처음입니다. 육해공 자위대를 통합해 지휘하는 일본 통합작전사령부가 출범했다는 전제하에 훈련했다고 해요.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합동으로 대만 유사시 중국 공격을 격퇴하는 훈련을 한 겁니다.
미국과 일본은 오는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차곡차곡 준비를 진행하는 모습이에요. 일본은 원거리에서 중국 해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미국에서 도입하고, 자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배치도 서두르고 있습니다. 미군도 이르면 이달 중 해군의 최신예 무인정찰기인 MQ-4C 트리톤 수 대를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무기한 배치해 중국군 동향을 감시한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어요.
◇실전 가장한 연합 작전 지휘 훈련
산케이신문은 워게임의 일부만 소개했습니다. 중국군은 대만 침공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 규슈 나가사키에 있는 사세보 기지와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것으로 가정했어요. 사세보 기지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대형 강습상륙함이 배치된 곳입니다. 이와쿠니 기지는 미 해병대 항공기지가 있는 곳이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가장 먼저 출동하는 주일미군 주력부대가 주둔하는 기지들입니다.
미군은 곧바로 일본 통합작전사령부에 대만해협을 건너오는 중국군 강습상륙함대 공격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일본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는 올 3월 출범했지만, 훈련 당시 이 사령부가 이미 출범한 것으로 간주하고 도상 훈련을 했다고 해요.
일본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출격시켜 중국군 상륙함대의 수송함을 공격했습니다. 항공 자위대가 보유한 F-35A와 F-15J 등이 출격해 대함 미사일을 쏟아부었다는 거죠. 일본 항공 자위대는 자체 개발한 공대함 미사일 ASM-2와 ASM-3 등을 보유하고 있고, 노르웨이 콩스버그사에서 도입한 JSM(합동타격미사일) 공대함 순항 미사일 등도 운용합니다.
◇“중 항모 위협적이지 않아” 공격 우선 순위서 밀려
훈련 당시 자위대 내부에서는 상륙함대보다 중국 항모를 먼저 공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해요. 하지만 토론 끝에 중국군이 운용하는 항모는 공격 대상으로서 우선순위가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중국 항모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는 거죠. 의문의 1패를 당한 셈입니다.
류큐 열도의 맨 서쪽에 있는 요나구니섬에 중국군이 상륙했다는 상황도 가정했다고 해요. 이 섬은 대만에서 동쪽으로 불과 110km 떨어진 곳입니다. 육상 자위대는 규슈에 주둔 중인 육상 자위대 병력을 증원군으로 파견해 대응했다고 해요. 이 과정에서 자위대 병력을 실어나르는 수송기와 중국 함정 공격을 위해 출동한 전투기 중 어느 쪽이 요나구니섬 활주로에 대한 우선 사용권을 가질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산케이가 그린 그래픽을 보면 홋카이도와 혼슈 북부에 있는 육상자위대 기동전차부대도 이와쿠니 기지로 이동하는 것으로 돼 있어요. 산케이신문은 이 워게임 결과가 대만 유사시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행동 지침인 작전계획에 반영될 것으로 봤습니다.
일본 자위대는 집단적 자위권 차원에서 대만 방어를 위한 작전을 했다고 산케이신문은 보도했어요. 일본에 대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무력공격으로 볼 수는 없어 개별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일본의 존립을 위협하는 위기사태로는 인정할 수 있어 집단적 자원권 행사 차원에서 무력 공격을 한다는 겁니다.
◇“일본 존립 위기, 집단적 자위권 차원 대응”
작년 2월 훈련 당시에도 일본 교도통신 등은 미군과 일본 자위대가 중국을 가상 적국으로 명시하고 대만 유사시에 대비한 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등이 “중국을 가상적국으로 한 이런 훈련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만 고조시킬 것”이라며 반발했어요. 그러나 일본 방위성과 자위대는 당시 “특정 국가와 지역을 겨냥한 훈련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습니다.
그러다 1년여가 지나고 나서 일본 매체를 통해 대만 유사시에 대비한 훈련을 했다는 사실을 전격 공개했어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과 일본 연합군이 즉각 대응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냄으로써 침공을 억지하려는의도로 보입니다..
일본은 2022년 3대 안보문서를 개정해 일본 자위대가 적 공격 원점에 대한 반격 능력을 보유할 수 있도록 했죠. 작년 5월에는 육해공 자위대를 통합해 지휘하는 통합작전사령부 설치법이 일본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또 미국으로부터 토마호크 해상 발사 순항미사일,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JASSM-ER) 등을 사들이고 있죠. 자체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해 내년 실전 배치에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