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12일(현지 시각) 프랑스 보건부는 24시간 사이 전국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이 1만56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중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이 넘은 건 처음이다. 누적 확진자는 37만 3911명이다.

11일 프랑스 동부도시 스트라스부르에서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춤을 추고 있다/AP 연합뉴스

프랑스는 강력한 봉쇄령으로 5~6월에는 코로나 환자를 대폭 줄였지만 휴가철인 8월 이후 다시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확진자가 이탈리아 1501명, 영국 3497명, 독일 718명인 것과 비교해 프랑스가 두드러지게 감염자가 많다.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지난 봄에 비해 검사를 훨씬 많이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증세가 비교적 가벼운 젊은이들이 방역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파리 시내의 경우 수십 명이 단체로 모여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도 않고 춤을 추는 장면도 자주 눈에 띈다.

12일 파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노란 조끼'들을 향해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AP 연합뉴스

다만 사망자는 봄에 비해 훨씬 적다. 이날 프랑스 전역에서 사망자는 17명으로서 확진자 대비 0.16%였다. 코로나에 취약한 기저 질환을 앓고 있던 고령자들이 이미 봄에 대거 숨졌다. 의학계 일각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격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인명 피해가 적다는 점을 감안해 방역 수위를 높이지는 않고 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11일 “전면적인 봉쇄령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대신 카스텍스 총리는 확진자 동선을 추적할 인력 2000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했다.

프랑스 서부 도시 렌 시내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라고 씌여진 팻말이 세워져 있다./AFP 연합뉴스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망률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확진자 숫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확률도 더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최근 일주일 사이 코로나로 입원한 사람이 417명이라고 밝혔다. 특히 에파드(병원 기능이 가미된 프랑스식 노인 요양원)에서 다시 빠른 속도로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뉴스채널 BFM TV가 보도했다.

이날까지 프랑스의 코로나 사망자는 모두 3만910명이며, 그중 병원에서 숨진 사람은 2만395명이다. 사망 장소가 병원이 아닌 약 1만명은 에파드 또는 자택에서 숨진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