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 시각) 스웨덴 보건 당국 발표를 종합하면, 9월 들어 이날까지 스웨덴에서는 하루 평균 198명의 코로나 확진자와 1.5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유럽 최저 수준이다. 유럽질병예방감시센터(ECDC) 분석에 따르면, 최근 2주간 10만명당 확진자는 스웨덴이 22.2명으로서 스페인(279명), 프랑스(158명), 체코(118명) 등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이동 금지 명령, 통금 등 봉쇄(lock down) 정책을 펼쳤던 영국·프랑스 같은 유럽 국가와 달리 이른바 ‘집단면역’ 전략을 택한 스웨덴의 선택이 효과를 발휘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구 70%가 병을 앓고 회복되거나 백신을 맞아 코로나 항체를 가지면 코로나 유행이 잦아드는 집단면역을 가지게 된다고 보고 있다. 안데르스 텅넬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은 지난달 “스웨덴의 항체 보유율이 30%에 가까워졌고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스웨덴에서는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일관되게 50명 이상 단체 모임을 금지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방역 조치가 없었다. 식당·카페의 영업을 금지하지 않았고, 출입국도 제한하지 않았다. 초등학생도 계속 학교에 등교하게 했고, 마스크와 관련한 규제도 없다. 그래서 스웨덴은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나라로 간주됐다.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이 나오지 않았고, 코로나 항체 지속 기간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국가 차원에서 집단면역 전략을 택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명돈 서울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적인 감염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돼 감염병이 종식된 사례는 없다”고 했다. 또 최근 들어 코로나에서 회복된 뒤 다시 코로나로 확진되는 재감염 사례가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항체가 유지돼 면역력을 갖는 기간도 3개월 수준이라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백신 개발 없이 인구 절대 다수가 감염되는 방식으로는 집단면역 형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사망자 급증도 문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스웨덴은 봉쇄를 안 하고 버텼는데 현재까지 인구 1000만명 중 약 5860명이 숨졌다. 한국이 스웨덴 모델로 가면 3만명이 죽는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했다. 스웨덴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사망자는 5만14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00명 넘게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