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시내 중심부의 홍등가가 시 외곽으로 옮겨진다.
1일(현지 시각) 가디언 등 외신은 좁은 운하를 끼고 줄줄이 늘어선 암스테르담 중심부의 드 발렌(De Wallen) 홍등가를 시 외곽으로 옮기는 내용에 시의원들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기독민주당(CDA)을 비롯해 자유민주국민당(VVD)·노동당·녹색당 등 좌우 진영의 동의를 모두 얻었다. 네덜란드 노동당 데니스 바우트칸 의원은 “암스테르담은 관광 도시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는 2018년 암스테르담 최초 여성 시장으로 부임한 펨커 할세마(54) 시장의 주요 정책 중 하나다.
녹색좌파당 소속인 할세마 시장은 암스테르담의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홍등가를 옮기자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홍등가가 관광 명소가 되면서,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구경거리가 되거나 위협을 당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6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홍등가에서 일하는 여성 대부분은 동유럽 출신이고, 법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위치에 있다”고 했다.
그는 “관광객들이 유리방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이들을 보며 낄낄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여성으로서 이런 종류의 굴욕을 참을 수 없을뿐더러 성노동자에게 자율권을 주자는 우리의 신념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관용의 도시’로 알려진 암스테르담은 성매매가 합법화돼 있고, ‘커피숍’이라 불리는 곳에서 대마를 자유롭게 구매해 피울 수 있어 인접 국가 관광객들이 즐겨 찾아왔다. 한해 암스테르담을 찾는 관광객만 2000만명에 이른다.
한편 관광객을 상대로 ‘커피숍’에서 대마를 팔지 못하게 하자는 할세마 시장의 또 다른 제안은 난항을 겪고 있다. 불법 딜러들에게 상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네덜란드 일간 헷파룰에 따르면 외국인에게 대마 판매를 금지하자는 제안은 시의원들의 동의를 얻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