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던 러시아의 최신형 주력 탱크인 T-90M도 투입 수일 만에 파괴됐다고,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5일 발표했다. T-90 탱크가 실전에서 파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4일 우크라이나의 일간지 키이우 인디펜던트 기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북서쪽 하르키우 주의 한 마을에서 포탑에서 연기가 나는 러시아의 최신형 탱크 T-90M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게재하고 “이 탱크가 우크라이나의 하리키우 주에 배치된다고 그렇게 대대적으로 보도했는데, 며칠 만에 이렇게 추적∙파괴될 줄 누가 상상했겠느냐”고 썼다.
그는 또 “하르키우 주의 이 마을은 최근에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해방됐는데, 오늘 아침 침략자들이 다시 진입하려다가 보다시피 실패했다. 이 고철과 사망한 승무원들은 5월9일 러시아의 2차대전 승전(勝戰)기념일 퍼레이드에 참석할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1993년부터 배치된 T-90M 탱크는 대당 55억 원 정도하며, 러시아도 100대 정도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러시아가 차세대 전차로 개발한 아르마타 T-14는 경제난으로 인해 양산∙배치 전망이 불투명해, T-90은 현재 러시아가 보유한 최신형 주력 탱크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5일 T-90 탱크의 파괴를 확인하는 드론 촬영 동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하르키우 지역을 드론 정찰하다가 적의 중(重)무기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해 타격 목표를 정하고 특수전사령부 소속 저항군이 포병 여단과 공조해 타격했다”며 “T-90 탱크와 T-80 탱크, 장갑차량 MTLB가 1대씩 파괴됐고, 또 다른 MTLB가 파손됐다”고 발표했다. T-90M은 125mm의 주포를 장착했고, 외부 공격을 받으면 미리 터지면서 공격 미사일의 관통력을 약화시키는 반응 장갑(裝甲)을 장착하고 있다. 또 적 미사일의 레이저 조준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연막탄을 터뜨리는 자동방어체계를 갖췄다.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구형 T-72, T-80 탱크는 대전차 미사일을 맞으면 포탑 내 비축된 탄약들이 2차 폭발하면서 포탑이 본체에서 튀어나가, 마치 용수철이 달린 상자 속 장난감(jack-in-the-box)과 같다는 조롱을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영상으로 인해, T-90 역시 대전차 공격에 대한 방어가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해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