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경찰관들이 러시아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유치원 경내를 살피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쟁 시작 이래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한밤 중에 가해 5명이 부상하고 키이우 전역 건물이 파손됐다고 밝혔다./로이터 연합뉴스

25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격이 쏟아졌다. 이날 러시아 측이 방공망을 피할 수 있는 신식 드론을 선보이자 ‘드론 전쟁’이 더 격화되고 있다고 로이터·AFP 등이 보도했다.

이날 공격은 지난 11일 러시아가 키이우를 타격한 미사일 공격에 이어 2주 만이었다. 드론 총 75대가 키이우 상공을 향해 날아왔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 중 상당수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지만 최소 5명이 다치고 건물 200여 채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유리 이흐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국영방송과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에 추락시킨 드론의 잔해를 공개했다. 러시아가 기존에 사용하던 이란제 샤헤드 드론이지만, 탄소섬유로 외피를 덮고 검은색으로 칠한 새로운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흐나트 대변인은 “러시아가 샤헤드 드론을 격추하기 어렵게 만드는 등 개량 작업을 하고 있다”며 “레이더 신호를 흡수하는 재료와 검은색의 조합은 방공 작업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종전 전쟁보다 드론 사용이 크게 늘어 ‘드론 전쟁’이라고 불린다. 양측이 드론을 활용해 에너지 시설이나 보급창 등을 집중 공격한다. 실제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키이우가 드론으로 공격받자 이튿날 드론으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등을 공격했다. 앞서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가 매달 1만대가량의 드론을 소진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드론은 지상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과 지뢰로 중기갑 장비를 번번이 박살내면서 더 이상 진전을 못 하게 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드론 때문에) 이라크 전쟁과 같이 미군 기갑부대가 수㎞씩 질주하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앞으로 미국보다 약한 나라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전반적인 군사적 우위도 이전처럼 결정적이지 못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