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유럽여자골프투어가 열릴 예정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로얄 그린 골프 컨트리클럽./AP 연합뉴스

오는 11월 열리는 유럽여자골프투어가 역사상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여성 인권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인 만큼,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CNBC의 1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총 상금 150만 달러(약 17억5000만원)가 걸린 유럽여자골프투어는 오는 11월 17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주최 측은 이날 “사우디 왕국 내 여성 스포츠의 기념비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지만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 엠네스티의 케이트 앨런 이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인권운동가들은 감옥에 갇혀있는 상황인데 사막 한 가운데 키운 잔디 위에서 여성 골퍼들이 공을 치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라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사우디 현 왕세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치하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권 침해의 오명을 씻기 위해 큰 돈을 들여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정부 비판 언론인인 자말 까슈끄지를 납치해 고문, 살해한 뒤 사체를 토막처리한 사건이 재작년에 일어났고, 배후에 왕세자가 있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여성투어와 함께 열리는 유럽남성골프투어에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같은 유명 골퍼를 유치하기 위해 이미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다.

이에 유럽여자골프투어 측은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시장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선수들에게도 훌륭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사우디에서 열리는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