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사고기에 탑승했던 라티 윈다니아의 소셜미디어 캡처. 윈다니아는 이륙 직전 자신과 가족들의 셀피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지난 11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앞바다에서 62명을 태우고 실종된 스리위자야항공 여객기(SJ182편) 수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탑승객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미국 CNN·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누르 콜리파툴 아민과 아구스 미나르니 부부는 아민 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자카르타 포노로고를 방문했다가 집이 있는 보르네오 믐파와로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당초 아민 부부는 5일 다른 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5일 공항에 도착해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 검사 결과는 이틀 뒤에나 나왔다. 그들은 항공편을 바꿨다. 결국 그들이 타게 된 항공편은 11일 사고가 난 스리위자야항공 여객기였다. 미나르니의 오빠 유누스는 “어떤 형태로든 유해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면서 “동생의 장례를 제대로 치르는 게 내가 바라는 전부”라고 말했다. 유누스는 고아가 된 10대 조카들을 자신이 키우겠다고 했다.

실종자 중엔 친적 집을 방문했다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당한 임신부도 있다. 8살 조카와 2살 딸과 함께 비행기에 탄 라티 윈다니아는 뱃속에 4개월 된 태아를 품고 있었다. 윈다니아는 이륙 직전 비행기 좌석에 앉아 있는 자신의 웃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10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사고기 실종자 가족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일가족 5명이 한꺼번에 참변을 당하기도 했다. 26세 동갑내기 부부인 리즈키 와휴디와 할리마 푸트리, 그리고 이들의 7개월된 아들, 와휴디의 어머니와 사촌이 사고기에 탔다. 와휴디 가족은 친적을 방문하기 위해 방카섬을 방문한 뒤 자카르타를 경유해 칼리만탄으로 돌아오는 길이엇다고 한다.

신혼부부도 변을 당했다. 이산 아들란 하킴과 그의 신부 푸트리는 결혼 행사를 치르기 위해 비행기에 탔다. 하킴의 동생은 AFP인터뷰에서 “형이 내게 전화해 기상악화로 이륙이 지연된다고 했다. 이게 그와 한 마지막 연락”이라고 전했다.

출장 때문에 사고기에 탑승한 요하네스 수헤르디(30)의 사연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수헤르디의 아내 수실라와티 분가힐라리아는 “남편의 마지막 메시지는 아들이 열이 나니까 병원에 가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흐느꼈다고 한다. 수헤르디의 5살난 아들은 아버지가 언제 집에 오느냐고 계속 엄마에게 묻는다고 분가힐라리아는 전했다.

11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당국이 건져 올린 사고기 엔진 잔해의 모습. /EPA 연합뉴스

사고기는 9일 오후 2시36분 자카르타 외곽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 62명을 태우고 칼리만탄(보르네오섬) 서부 폰티아낙을 향해 이륙, 4분 뒤 자바해로 추락했다. 추락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지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여객기가 물과 충돌하며 부서진 것으로 조사됐다며 테러 등으로 인한 공중 분해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 10일 본격적인 수색 작업을 개시했다. 수색팀은 자카르타 북부 해상 란짱섬과 라키섬 사이 바다에서 훼손된 시신과 동체 파편, 타이어, 구명조끼, 옷가지 등을 수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