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동 그림책 작가로 꼽히는 닥터 수스(Dr.Seuss, 본명 시어도어 수스 가이젤)의 책 6권이 인종차별적 묘사로 판매 중단됐다. 닥터 수스의 가족이 세운 ‘닥터 수스 엔터프라이즈’는 2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이같은 결정을 발표하며 “문제의 책들은 잘못되고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묘사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교사와 학계 등으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전문가 협의를 거쳐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판매 중단되는 닥터 수스의 책은 ‘내가 동물원을 운영한다면(If I Ran the Zoo)’, ‘맥앨리것의 연못’(McElligot’s Pool) 등 6권이다. 이들 책을 살펴 보면, 백인이 아닌 아시아인이나 흑인 캐릭터 묘사에서 인종차별적 시선이 드러난다.
책에는 총을 든 백인 남성이 아시아인 머리에 올라간 그림이 나오는가 하면, 풀로 만든 치마를 두르고 맨발로 걸어다니는 흑인들도 자주 등장한다. 아시아인 캐릭터들은 눈동자를 그리지 않고, 아무때나 젓가락과 밥그릇을 들고 다니며 백인의 지시를 이행하는 모습으로 묘사한 것도 특징이다. 트위터에서는 “닥터수스가 바라보는 아시아인은 백인의 몸종이고, 흑인은 원시인”이라는 비판글이 올라오고 있다.
1991년 세상을 떠난 닥터 수스의 작품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모자 속 고양이(The Cat in the Hat)’는 100여국에서 판매됐다. ‘그린치가 크리스마스를 훔친 방법(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 등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제작된 바 있다. 미국의 기념일인 ‘책 읽는 날’ 또한 그의 생일인 3월 2일에 맞춰 제정됐다.